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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교육계 사전선거운동 시비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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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교육계 사전선거운동 시비 몸살

입력
2014.02.1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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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교육계가 지방선거 판에 휘둘리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사전선거 운동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선거와 관련한 논란의 중심에는 차기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기용 도교육감이 자리하고 있다.

18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지난 17일 오후 옥천군 안남초등학교의 다목적 교실 개관식에서 피아노를 사주겠다고 발언해 선심성 논란을 불렀다.

학부모와 내ㆍ외빈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단에 오른 그는 축사 말미에 "훌륭한 시설이 갖춰졌으니 선물 하나 해야겠다. 그랜드 피아노를 선물하고 싶은데 어떠냐"고 운을 뗐다.

이에 연단 아래 있던 학교장이 "고맙습니다"라고 답하자 이 교육감은 "그럼 피아노로 결정하겠다. 1,500만원 정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선심성 발언이라고 문제를 삼았다. 박을석 전교조충북지부 정책실장은 "사실상의 유권자가 있는 자리에서 뭔가 요청을 들어주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것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충북 교육을 정치에 이용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측은 "그동안 일선 학교의 다목적교실이나 체육관이 준공되면 교육감이 축하 차원에서 재량사업비로 부대 시설을 선물해왔던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교사 등 일부 교육공무원들이 이기용 교육감의 선거를 도우려고 각종 행사에 교사ㆍ학부모 등을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돼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한 고교 교사는 "도교육청의 한 장학사가 18일 이교육감이 참석할 예정인 한 초등학교 행사에 학부모 20명을 동원해달라고 부탁해 '어렵다'고 했더니 교사들이라도 보내달라고 해 학교쪽에서 거절하지 못했다. 요즘 부쩍 학부모ㆍ교사 동원지시가 많다"고 언론에 제보했다.

도교육청이 졸업식 때 이 교육감의 축사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을 놓고도 사전 선거운동 논란이 일고 있다.

도교육청이 만든 2분 13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청주, 청원, 충주 등 5개 학교 졸업식장에서 공개됐으며, 제천의 한 중학교에서는 일부 교사들의 반대로 동영상을 보여주려던 계획이 취소됐다.

이와 관련해 전교조측은 "전례가 없던 졸업식 동영상을 틀어주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둔 얼굴 알리기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교육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이 도를 넘으면서 수사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충북도선관위는 지난달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충북교육감 선거 입후보자 예정자의 지지 글을 올린 청주의 한 공립학교 교사와 괴산의 한 사립학교 교장을 청주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을 전후해 모바일 SNS를 이용해 특정 교육감 출마 예정자의 지지글 또는 홍보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 옥천에서는 한 학부모 단체가 이기용 교육감의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학부모 동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충북선관위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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