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으로 유명한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 루쉰(1881~1936)이 남긴 글을 집대성한 (전20권, 그린비 발행) 4~6권이 출간됐다.
유세종ㆍ공상철ㆍ홍석표ㆍ이주노ㆍ박자영 등 중문학자들로 구성된 루쉰전집번역위원회는 2007년 작업을 시작해 2010년 1, 2, 7권을 출간했고, 이듬해 3권을 내놨다. 이번에 출간된 4~6권은 루쉰이 1925~1933년 쓴 잡문으로 구성돼 있다.
세 권의 책에는 당시 중국의 현실에 대한 비판과 논쟁, 편지와 강연록, 독서ㆍ번역ㆍ그림 등에 대한 주장, 각종 서문 등 특정한 사안, 특정한 인물을 비평하고 많은 논적과 치열한 논쟁을 벌인 시의성 강한 글이 수록됐다.
번역위원회는 "간단히 정리하자면 '중국이라는 현장'과 '논적들과의 전투'라고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적의 대상은 군벌과 국민당 당국, 권력에 영합한 문인들, 나중에 함께 좌익작가연맹을 결성한 태양사와 창조사 동인까지 폭넓다.
4권에는 1925년에 쓴 잡문 31편을 모은 '화개집'과 1926, 27년의 잡문 33편이 담긴 '화개집속편'을 수록했다. '화개집'은 루쉰이 출판문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성과물이다. 이 시기 글은 개인적 사색과 성찰 위주의 이전 글과 달리 현실비판적 성격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국민당 우파를 비롯한 반혁명 세력을 강력히 비판하고, 당시 '학풍정돈'을 내세우며 학생들을 압박한 베이징여자사범대 교장 양인위를 지지한 '현대평론' 소속 문인들과 논전을 벌였던 루쉰의 목소리를 읽을 수 있다.
5권에는 1927년에 쓴 잡문을 모은 '이이집'과 1927~29년에 쓴 잡문을 모은 '삼한집'이 담겼다. 중국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 비판을 담은 편지글, 고전 주석 작업과 서양 문학 작품 번역을 통한 현실 비판, 그리고 혁명문학에 대한 논쟁이 실려 있다. 6권은 1932~33년에 쓰인 후기 잡문집인 '남강북조집'으로만 채웠다. 다른 문집보다 논쟁적인 글의 비중은 줄어들고, 비교적 가벼운 글이 주를 이룬다. 일본 침략과 관련해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국민당 비판, 좌우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상황에서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이는 문인들에 대한 비판, 잡다한 문화 비평과 생활 비평 등 그는 국제 정세부터 정치, 문단, 일상 생활에 이르는 중국 사회 전반에 확대경을 갖다 댄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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