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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세상 2월 19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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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세상 2월 19일 수요일

입력
2014.0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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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불만은 없는데 그냥 엄마가 싫어요”

성탄절엔 젊은 손님이 거의 없는데 한 아가씨가 땅이 꺼지라 한숨이다. 때가 때인지라 남자 때문이냐고 했더니 그런 시시한 문제라면 점집에 찾아 오지 않는다고 한다. 뜻밖의 대답에 내가 한 방 먹은 표정을 짓자 또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다.

“엄마가 싫어 죽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봐요.”

“특별한 불만은 없는데 그냥 엄마가 싫어요.”

“아버지도 싫나요?”

“아뇨.”

손님과 몇 마디 주고받으면 감이 오는데 이 손님은 감은커녕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사주를 풀이하고 장군님께 청문을 한 후 겨우 엄마와 견원지간 된 원인이 효신살(梟神殺)임을 알 수 있었다.

효신살은 참으로 생소하지만 아주 고약한 살이다. 효신살은 말 그대로 올빼미 귀신이 씌었다는 의미다. 올빼미는 부모의 보살핌이 없어도 될 정도로 성장하면 부모의 배를 쪼아 죽인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효신살이 끼면 모녀간에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한다.

한마디로 효신살은 어머니 복이 지지리도 없는 살이다. 이 살이 끼어 일찍이 생모와 사별하여 인연이 없는 것이 최악이고, 아버지와 불화로 헤어져 어머니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이 그 다음이고, 살아가면서 매사 티격태격하는 것도 앞의 두 액운 못지않게 피곤하고 힘이 든다. 그래서 자신이 잘못된 원인을 모두 어머니에게 돌리게 되고, 삶이 꼬일수록 더욱 미워하게 된다.

효신살이 정말로 나쁜 것은 그 흉한 기운을 죽이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보통 살은 살풀이나 부적으로 잘 해결이 되는데 효신살은 그렇지 않아 본인의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경험으로 볼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마음의 문을 열고 어머니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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