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역대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원윤종(29)-서영우(23·이상 경기연맹)는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서 네 차례 레이스 합계 3분49초27의 기록으로 18위에 올랐다.
한국 봅슬레이가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2010년 밴쿠버 대회 당시 남자 4인승에서 거둔 성적 19위보다 한 계단 높은 순위다. 2인승은 이번 올림픽에 처음 나갔다. 함께 출전한 김동현-전정린(이상 강원도청)은 1∼3차 레이스 합계 2분53초27로 25위에 머물러 상위 20위까지 출전하는 4차 레이스에 나서지 못했다.
원윤종-서영우는 올 시즌 아메리카컵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만큼 15위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그러나 4년 뒤 평창올림픽에 대한 희망을 쐈다. 기록 단축을 위해 중요한 스타트를 세계 수준과 비슷할 정도로 끌어올렸다. 전체 레이스를 통틀어 가장 빠른 스타트 기록은 라트비아의 4초78이며 원윤종-서영우의 기록은 4초87이다. 크게 뒤처지지 않은 기록이다.
또 밴쿠버 대회 이후 세대교체를 진행한 뒤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 이제 봅슬레이에 입문한지 3, 4년 정도가 흘렀을 뿐인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대부분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췄다.
파일럿 원윤종은 “1차 레이스에서 세 번의 실수가 있었던 것이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며 “올림픽이 생각보다 큰 무대라는 것과 경험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브레이크맨 서영우는 “올림픽 시즌이라 욕심을 부렸는데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긴 하다”면서 “쓴맛을 본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평창올림픽을 내다봤다. 원윤종은 “올림픽을 계기로 가능성도 발견했다”며 “4년 동안 단계적으로 실력을 쌓아가려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영우 역시 “근력과 파워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이 부분을 보완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원윤종-서영우는 23일 석영진, 전정린과 함께 남자 4인승에서 다시 한번 힘찬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쿨러닝의 후예’ 자메이카는 1~3차 합계 2분55초40의 기록으로 30개 팀 중 29위에 그쳤다. 세르비아가 기권을 했기 때문에 사실상 최하위였다. 기록은 가장 저조했지만 이들이 보여준 열정에 관중은 많은 박수를 보냈다. 러시아의 알렉산더 주브코프-알렉세이 보에는 최종 합계 3분45초39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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