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여의도지점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25명 정도. 하지만 지난달엔 15배나 많은 373명이 다녀갔다. 비결은 매장 안에 만든 커피전문점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차도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소문 나면서 점심시간엔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룬다.
현대자동차엔 커피전문점 외에도 문화예술, 어린이캐릭터 등 '숍 인 숍(shop in shop)'대리점이 꽤 있다. 처음엔 실험적으로 시도했지만, 호응이 워낙 좋아 테마형 매장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용인 수지 지점의 평소 방문객은 하루 고작 8명선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로보카폴리 장난감 매장과 놀이터를 겸한 매장으로 탈바꿈한 후 10배 이상(83명) 증가했다. 꽃집을 전시장 안에 들인 성남 분당지점도 방문객이 3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또 최근 스크린골프 기기를 3대 들여놓고 '골프 클리닉'지점으로 탈바꿈한 서울 올림픽지점, 갤러리로 분장한 서울 대치지점 등 다양한 테마로 꾸민 전국의 10개 지점들은 방문객들이 최소 2배 이상 증가했다.
'숍 인 숍'매장은 옷이나 신발 등 다른 업종에선 이미 널리 보급된 형태이지만, 초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자동차에선 드문 경우였는데 현대차는 그 효과가 매우 쏠쏠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카페를 겸한 여의도지점의 매출은 15.2% 올랐고, 로보카폴리 수지 지점은 10.4% 매출이 증가했다. 김상대 현대차 마케팅실장은 "방문객 증가로 매출이 25%까지 늘어난 지점도 있다.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의 판매 증가율이 10%를 웃돈다는 것은 엄청난 효과"라며 "보다 아늑한 분위기, 줄 잇는 방문객 등으로 판매 직원들의 업무 의욕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종간 결합이 '숍 인 숍'만 있는 건 아니다. 신형 제네시스에 적용된 프리미엄 오디오 '렉시콘'을 제작한 하만(HARMAN)의 청담동 대리점은 최근 2억원을 들여 렉시콘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는 음악ㆍ영화감상 공간을 만들었다. 표면적으론 고객 사후관리 차원이지만 구매력 있는 손님들의 매장 방문을 늘려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이다. 하만 관계자는 "제네시스 오디오 시스템 홍보는 물론 매장 방문객 증가로 매출도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장 형태를 바꿈으로써 수입차 견제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새로운 테마 지점 개발 외에도 오디오 등 다양한 첨단 장치들을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실험적 마케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