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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여생도에 대통령상 안 주는 공군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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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여생도에 대통령상 안 주는 공군사관학교

입력
2014.02.1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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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가 62기 졸업식에서 수석 졸업하는 여생도에게 대통령상 대신 국무총리상을 주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생도의 체력검정 성적 등이 저조하다는 이유지만 성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공군 등에 따르면 공사는 올해 졸업하는 62기 생도 140여명 중 수석 졸업자인 4학년 정모(23ㆍ여) 생도를 차석 졸업자에게 수여하는 국무총리상 수상자로 확정했다. 1등상인 대통령상은 정 생도 대신 차석인 김모(23) 생도에게 돌아간다.

이에 대해 공군 측은 정 생도의 체력검정 성적 등이 저조해 적법한 심의절차를 거쳐 수상자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공군 측은 "공사 내부 수상자에게 결격 사유가 있을 경우에 한해 교육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상 여부를 확정한다"며 "4년 간의 학업과 군사훈련, 체력검정, 리더십, 동기생 평가 등을 두루 심의한 결과, 졸업 서열은 성적 순으로 부여하되 성적 2위 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주는 게 좋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정 생도의 체력검정 등급이 재학 기간 동안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데다 기본 군사강화훈련 성적도 미흡했던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체력검정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대통령상 수상자가 바뀐 것은 극히 이례적인 데다 체력등급이나 군사훈련 성적은 규정에 명시된 결격 사유가 아닌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 생도는 비행적성 훈련이 필요없는 정책분야로 입학했기 때문에 체력검정 성적이 대통령상 수상의 결격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 생도는 지난해 전국 대학생 모의유엔 대회에 출전해 육ㆍ해ㆍ공사 생도로는 처음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정 생도도 당초 수상자 변경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사자 측이 최근 성 차별을 겪었다는 고충처리 민원을 제기했다가 얼마 뒤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정 생도가 이번 일로 공사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게 공군 측 설명이다.

하지만 특별한 징계 등의 전력도 없는 정 생도가 수상 순위에서 밀린 것을 두고는 군 내부에서조차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수상자 변경에 외부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 주변에서는 "공군 지휘부가 조종 특기 졸업생인 김 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수여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면서 성차별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성적은 탁월하지만 비주류인 정책 분야로 입학한 여생도가 주류인 조종 특기에 밀린 모양새"라며 "수상자 변경이 지휘권의 영역일 수는 있지만 소수자 차별 등 불공정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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