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123층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건물이 될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의 5월 조기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16일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서울시가 철골공사 중단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조기개장에도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화재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고 안전대책을 수립할 때까지 건축법에 따라 화재가 난 47층 철골공사 중단명령을 건축주인 롯데물산에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화재는 전날 자정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47층 용접기 보관함 내부에서 발생했으며 서울시의 명령에 따라 47층 공사는 전면 중단되지만 해당 층을 제외한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날 사고로 2016년 12월 준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123층) 이외의 에비뉴엘동, 캐주얼동을 5월부터 가동하려던 롯데물산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서울시가 조기 개장의 즉각 승인은 어렵다는 입장을 표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물이 완공되기 전에는 소방시설이 취약해 화재가 발생하면 진압이나 구조가 힘들 수밖에 없다"면서 "롯데에서 아직 신청하진 않았지만 시민 안전과 교통문제가 우려돼 (신청이 들어오면) 최대한 엄격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기개장 신청이 접수되면 서울시는 1주일 내에 승인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건 시민 안전이다.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월드타워 주변부로 쇼핑, 문화를 즐기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이번 사고처럼 화재가 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앞서 제2롯데월드는 지난해 6월 43층 공사현장에서 거푸집 구조물이 떨어져 1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해 11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아파트 헬기 충돌사건 때도 안전문제가 지적될 정도로 안전 관리가 도마에 자주 올랐다.
교통혼잡 문제도 골칫거리다. 제2롯데월드가 문을 열면 인근 교통량은 현재보다 20% 이상 늘어난 하루 4만대로 추정되지만 이를 흡수할 도로건설은 지지부진하다. 시에 따르면 탄천변 동쪽도로 확대와 올림픽도로 하부도로 개설 공사는 아직 첫삽도 뜨지 않았다. 롯데는 교통개선분담금 1,000억원 중 현재 절반만 납부한 상태다.
제2롯데월드는 지상 123층, 555m 높이의 월드타워와 에비뉴엘동(명품 브랜드ㆍ면세점) 캐주얼동(쇼핑몰ㆍ영화)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현재 타워공사는 62층까지 진행됐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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