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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루원시티 지지부진 네 탓이오" 또 비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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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루원시티 지지부진 네 탓이오" 또 비방전

입력
2014.02.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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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천 서구 가정오거리 인근 루원시티 개발사업 예정지. 지저분한 천 가림막으로 둘러쳐진 허허벌판에 가정1동 주민센터 건물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 인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루원시티 사업단 건물 뒤로도 끝없이 공터가 펼쳐졌다. 경인고속도로 서인천IC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이 일대는 3만여명의 주민들이 살던 옛도심이었지만 이제는 빈터로만 남아있다.

인천시는 LH와 함께 2조8,926억원을 들여 가정오거리 일대 97만1,892㎡에 주택 1만1,291가구를 포함한 입체복합도시를 짓는 루원시티 사업을 2004년부터 추진했다. 그동안 보상비로 1조6,621억원이 풀렸고 철거도 99% 마무리됐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3.3㎡당 2,120만원에 이르는 조성원가 등 사업성 문제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참고 참았던 주민들은 사업 취소까지 요구할 정도다.

인천 루원시티 사업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번에는 후보간의 비방전이 아닌 실질적인 해법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다.

인천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새누리당 이학재(인천 서구·강화갑) 의원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영길 시장은 임기 4년 동안 루원시티 완공시점을 (2013년에서 2018년으로) 5년 연기한 것 외에는 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루원시티 사업을 추진할 경우 1조5,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이중 절반은 시민의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며 "(이자비용 등으로) 지난 4년간 매일 약 3억원씩 4,000억원에 가까운 손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루원시티를 한류문화창조특구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음악 방송국, 한류문화 콘텐츠 제작·유통기관, 한류상설공연장, 한류문화센터 등을 유치해 루원시티를 한류문화 메카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은 "2004년 이미 1,493억원의 손실이 예상됐던 루원시티를 무리하게 추진한 것은 당시 안상수 시장, 이학재 서구청장, 주택공사(현 LH)"라며 "교육행정타운과 쇼핑센터 유치, 지하철 7호선 연장 등을 담은 개발안을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반박했다.

시민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루원시티를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경계하며 이번만큼은 올바른 해법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

홍순식 루원시티 공동대책위원장은 "사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시와 정치권이 책임지지 않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며 "애초부터 타당성, 자본금이 없어 이행할 수 없었던 사업인 만큼 하루 빨리 사업을 취소하고,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달라고 시에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선거를 앞두고 루원시티 등 현안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혀 한쪽으로 쏠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시와 정치권 모두 합리적인 해법을 내놓고 유권자에게 검증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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