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았다 하면 상품이 매진 돼 '완판녀'별명을 가진 GS샵의 홈쇼핑 간판스타 정윤정(38) 쇼핑호스트를 당분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정 씨는 지난 15일 고정 코너였던 패션잡화 프로그램 '쇼 미 더 트렌드'를 끝으로 13년 간 몸 담았던 GS샵을 떠났는데요. 그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방송을 쉬게 됐다. 화장품으로 사건도 있었고 힘들 일도 많았지만 고객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는 그야말로 '홈쇼핑의 여왕'이었습니다. 2011년 1,000억원, 2012년 1,600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무려 2,400억원 어치 물건을 팔았죠. PC나 가전제품 같은 고가상품이 아니라 패션잡화 분야에서 이렇게 팔았으니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었습니다.
단일 프로그램 최다 매출(81억원), 1분 당 최고 매출(1억원), 실시간 동시 주문 최다고객(2,500명) 등 정 씨가 갖고 있는 기록은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GS샵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저히 깨지기 힘든 기록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체 비결은 뭘까요. 그는 판매하는 상품은 반드시 직접 사용해본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방적 제품홍보가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제품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지요. 또 세안 제품을 판매할 때는 맨 얼굴로 나와 직접 시연을 하는 등 망가짐도 불사합니다. 오죽하면 "물건을 사기보다 진행이 재미있어 방송을 본다"는 말까지 있을까요.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도 지난해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믿고 써보라며 팔았던 화장품(마리오바데스쿠 힐링크림)에서 뒤늦게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지요. GS샵측은 "수입업체에 속았다"고 해명했고, 정 씨 역시 사과문에다 자숙의 2주 방송중단까지 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다름아닌 정 씨가 판 제품이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 큰 충격과 배신감을 가졌던 것이지요.
결국 정 씨는 고민 끝에 당분간 마이크를 놓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일각에선 "아쉽다"는 반응도 있지만, 어쨌든 정 씨의 퇴장에서 소비자 신뢰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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