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2부두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 당시 GS칼텍스 측이 원유 유출량을 축소하려 했다는 정황이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사고 초기 GS칼텍스는 기름 유출량이 800ℓ라고 밝혔으나 해경의 유출 추정치는 205배인 16만ℓ에 달하는 등 유출량 축소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GS칼텍스는 "그런 사실을 발표한 적이 없고 직원의 사견이었다"고 해명했었다.
여수해양경찰서는 지난 14일 GS칼텍스 여수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결과 원유저유팀 사무실에서 최초 원유 유출량의 축소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고 17일 밝혔다. 자료에는 GS칼텍스 측이 최초 기름 유출량을 800ℓ와 2,000ℓ 등 두 가지로 추산한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문건을 작성한 회사 관계자는 "유출량 축소 의도는 없었다"며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또 GS칼텍스 홍보팀에서 출입기자들에게 '인명피해는 없고, 사고 즉시 육상 격리 밸브를 차단해 배관에 남아 있던 소량의 잔류 기름만 유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도 확인했다.
해경은 유출량을 조사한 문건이 GS칼텍스 내부의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 유출량을 조직적으로 축소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아울러 원유이송관 밸브가 개방된 상태에서 사고가 난 것과 관련해 저유시설 관리자를 대상으로 송유관 차단 조치와 유류확산 방지 대응 등이 적절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여수=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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