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예상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약발을 다 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내각부는 17일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3%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0.7%를 밑돈다. 연율로 환산한 4분기 성장률 역시 1.0%로 시장 전망치 2.8%에 크게 못 미쳤다.
로이터통신은 성장률 발표 직후 "지난해 상반기 일본 경제 성장 속도가 아베노믹스의 도움으로 다른 주요 7개국(G7) 중 상당수를 추월했으나 이번 발표로 아베노믹스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의 엔저(低) 공세에도 불구하고 수출보다 수입 증가폭이 훨씬 컸다. 수출 증가율은 0.4%에 그쳤지만, 수입은 3.5%나 늘었다. 엔화 약세가 기대했던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 경제를 지탱해 온 내수도 부진할 조짐이다. 4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5%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0.7%에는 미치지 못했다. 4월 소비세 인상 전에 소비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것까지 감안하면 상당히 부진한 성적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비세 인상 직후 일본 국내 소비가 현저히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일본 시장의 평가는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성장률 발표 직후 소폭 하락했으나 곧 바로 반등에 성공, 0.56%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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