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러시아의 선전을 평가절하하는 보도가 나왔다.
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 가운데 상당수가 귀화 선수들로 진정한 러시아 국가대표의 성과로 볼 수 없다는 비판적 시각이다.
AFP통신 등은 17일(한국시간) 이 같은 현상을 소개했다. 이날 현재 러시아는 금메달 4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로 5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금메달 4개 가운데 3개가 귀화 선수들이 합작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바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다. 한국에서 러시아로 2011년 국적을 바꾼 안현수는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우승해 러시아에 쇼트트랙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공교롭게도 은메달을 획득한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도 2006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귀화했다.
또 피겨 스케이팅 페어와 팀에서 우승한 타티야나 볼로소자르 역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2010년 국적을 옮겼다. AFP통신은 귀화 선수들을 프랑스 외인부대 ‘레종 에트랑제(Legion Etrangere)’에 빗대기도 했다. 프랑스 외인부대는 외국인들의 지원으로 구성되는 정규 육군부대로 프랑스 국민 대신 세계 분쟁 지역에 투입된다. 러시아에서는 귀화한 선수들을 외인 부대원의 의미를 지닌 ‘레지오네리(legionari)’로 부르기도 한다.
AFP통신은 러시아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로 종합 11위에 그치자 선수 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러시아의 ‘소비에트스카이 스포츠 데일리’는 이번 대회에서 귀화 선수들이 펼친 활약상을 불편한 시각으로 관망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우리 선수는 다들 어디 갔느냐. 승리를 정말로 기뻐해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보도했다. 특히 그간 귀화 선수들은 러시아에 연고가 있었지만 안현수, 그리고레프가 그런 관례를 일거에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개최국으로 선전하고 있는 러시아의 메달 레이스가 퇴색되는 분위기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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