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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48>컨택 포인트(Contact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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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48>컨택 포인트(Contact Point)

입력
2014.02.1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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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에서 타자의 배팅 포인트 즉 컨택 포인트(Contact Point)는 과연 앞쪽에 두어야 하나, 아니면 뒤쪽에 두어야 하나?

사실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투수가 던진 볼이 타자에게 오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를 알아야 한다. 투수가 던지는 90마일(약 145㎞)의 볼은 대략 0.4초면 타자에게 도달한다고 한다. 최초의 0.1초에 타자는 “아! 볼을 던지는구나” 정도 밖에는 모르며 0.175초가 돼야 인지를 할 수 있다. 또한 0.225초가 되면 결정을 해야 하며 0.25초에는 스윙을 시작해야 볼을 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타자가 스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0.15초 밖에 없다.(Eric Cressey)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며 만났던 많은 투수들 중에 예를 들어 오승환(한신)의 포심 패스트 볼은 대략 150㎞의 속도로 들어오는데 약간 과장을 하자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과연 이 짧은 시간에 타자가 컨택 포인트를 앞에 두고, 뒤에 둔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 할까? 앞에 둔다면 어디를 기준으로 앞이고 뒤일까? 홈 플레이트일까? 아니면 타자의 몸을 기준으로 잡아야 하나? 앞뒤의 차이는 어느 정도로 정의 할 수 있을까? 사실 어느 것도 대답하기 어렵다. 보통은 타자들에게 홈 플레이트 30cm 앞에서 치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것도 일반적인 이론은 아니며 현실적으로 앞이나 뒤에 포인트를 정해서 타격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투수가 던지는 볼에 포인트를 내가 마음대로 앞이나 뒤에 정할 수 있다면 10번 중에 3번의 안타를 만들어 내는 3할 타자가 어렵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수가 던지는 다양한 변화구와 속도를 조절하는 볼을 과연 무슨 수로 정확하게 앞과 뒤에 맞출 수 있단 말인가?

또 한가지, 보통 힘이 있는 타자는 컨택 포인트를 뒤에 두고 힘이 없는 타자는 앞쪽에 두라고 한다. 이유는? 힘이 있으면 중심 이동을 덜 해도 힘이 있기 때문에 뒤에 둬도 된다는 이야기인데 보통 뒤에서 컨택이 되면 볼이 앞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 배트에 공이 먹혔을 때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힘있는 타자들에게 컨택 포인트를 뒤에 두라고 하는 것은 체중 이동보다는 변화구에 속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기 위해서다. 중심 이동은 힘을 쓰기 위한 예비 동작이므로 중심이동의 크기는 타이밍에 방해 되지 않는 정도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 중심이동의 크기로 힘을 더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질량이 크고 속도가 빠른 물체가 운동량이 크기 때문에, 운동량이 큰 물체가 부딪히게 되면 충격량이 커진다. (야구의 물리학) 타자가 강한 힘을 만들기 위해서는 운동량을 키워야 하는데 그것은 선수의 근육량과 스피드라는 것이다. 결국 큰 폭의 중심이동은 타이밍에 큰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 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자가 힘이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컨택 포인트를 앞이나 뒤에 둔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컨택 포인트는 투수가 던진 볼과 힘 대결을 펼쳐서 투수의 볼을 이길 수 있는 가장 강한 자세 (strongest position)가 가장 좋은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컨택 포인트(Contact Point)의 자세는 타자의 허리가 회전하고 힘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뒤쪽 팔꿈치가 90도 각도로 구부러져 몸에 있는 상태를 이야기 한다. 이때 앞쪽 팔은 펴져있어야 한다.

“Great hitters will be late on the fastball and out in front of sliders; they are human, too. With correct timing hitters are able to get themselves in the strongest position at the point of contact. The pitcher throwing off-speed is trying to pull the hitter out of position! A hitter is in the strongest position when the back elbow is tucked at a 90 degree angle into the back hip at contact. (Eric Cressey)”

컨택 포인트라는 것은 매 순간 조금씩 변해야 한다. 이유는 투수가 던지는 다양한 볼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기준은 타자의 몸이 되어야 한다. 보통 홈 플레이트를 기준으로 삼기도 하지만 타자마다 타석의 위치를 조금씩 바꾸기 때문에 보통 스윙을 시작해서 허리가 뒷받침 된 채 몸의 앞쪽에서 컨택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타자가 투수와의 힘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강한 포인트에서 치기 위해서는 투수와의 타이밍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를 빨리 하는 것이 결국은 가장 좋은 컨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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