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보험 상품을 판매하며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카드 가입을 권유하면서 과도한 이익을 제공하다가 무더기 적발됐다. 사상 최대의 고객정보 유출로 뭇매를 맞은 카드업계가 고객을 기만하고 현혹한 사실도 밝혀지면서 업계의 도덕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하나SK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슈랑스 불완전판매 검사한 결과 기관경고와 과태료 1,000만원, 임직원 주의 등 징계를 내렸다. 카드슈랑스는 카드사와 보험사가 연계해 판매하는 보험상품이다. 이 상품은 전화 영업(텔레마케팅ㆍTM)으로 판매된다. 많은 전화상담원이 우수 고객을 위한 보험이라고 선전하면서 비과세 저축보험 가입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 이자 지급', '연 50%의 이자율' 등으로 고객을 현혹하는 일이 빈번하다. 그러나 '상품 개발 회사명' '중도 해지 시 손실 가능성' '공시이율의 변동가능성' 등 정작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내용은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는 2009년 11월부터 작년 7월까지 TM 등을 이용해 모집한 '파워저축보험' 등 5개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1만9,768건(초회보험료 23억4,900만원)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고객을 기만했다. 임의로 작성한 자체 상담용 상품설명대본을 보험모집인에게 일률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상품내용에 대한 위험성을 철저히 감춘 것. 혜택만 강조하고 고객이 손실 볼 수 있는 부분을 알리지 않은 롯데카드는 기관경고에 과태료 1,000만원, 6명이 제재 받았다. 하나SK카드와 현대카드도 통신수단으로 모집한 각각 1,003건과 2,548건의 저축성보험계약과 관련해 같은 방식으로 판매해 과태료 1,000만원과 임직원 주의ㆍ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다.
고객을 모으기 위한 막무가내식 경품ㆍ현금 제공도 여전했다. KB국민카드의 지점 소속 모집인 2명은 작년 카드 고객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각각 블랙박스(4만5,000원 상당)와 현금 5만원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어긴 것. 카드슈랑스 불완전판매로 징계를 받았던 현대카드는 작년 카드 모집인 5명이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사은품을 주고 고객을 모집하다가 적발돼 추가로 과태료를 물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러 부분에서 불법 행위들이 있었다"며 "즉각 시정을 요구하고 징계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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