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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 교회 31명 성지순례 갔다 참변… 중상 많아 희생자 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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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 교회 31명 성지순례 갔다 참변… 중상 많아 희생자 늘 듯

입력
2014.02.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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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폭탄테러를 당한 관광버스는 성지순례를 위해 여행하던 충북 진천중앙교회 신도들 일행이다. 진천중앙교회의 한 권사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교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김동환 목사가 이끄는 총 31명이 이달 10일부터 21일까지 터키 이집트 이스라엘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성지순례 투어를 떠났다”며 “몇 년 전부터 계획해 겨우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회는 교인 1,000여명이 속한 곳으로 성지순례 일행 중 학생들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외교부와 외신에 따르면 버스에 탑승한 관광객 일행은 총 34명으로 이집트인 운전기사와 현지에서 만난 한국인 가이드, 한국에서 함께 출발한 가이드를 포함한 숫자다. 이 중 사망자는 한국과 이집트에서 각각 합류한 한국인 가이드 2명과 이집트인 운전기사 총 3명이다. 폭발사고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폭발로 인해 찢겨나간 신체부위와 시체들이 있었고, 한국인으로 보이는 한 시체는 다리가 잘려 있었다”고 AFP에 말했다.

충북진천교회 신도들 중에는 사망자가 없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있어 테러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부상을 당한 21명은 인근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외교부는 이날 폭탄테러가 발생한 직후 부상자가 9명이라고 밝혔으나 외신 등에 따르면 이보다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가이드 2명이 사망하면서 한국인 일행은 의사소통에 애를 먹으며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사고 발생 후 이집트와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동시에 담당 영사를 현지로 급파했으나 현지에 도착하기까지는 10시간 정도가 걸릴 예정이다. 외교부는 또 17일 오전 아프리카중동국 심의관 1명과 재외국민보호과 직원 1명을 신속대응팀으로 추가 파견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17일 새벽 1시 외교부 청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집트 홍해 인근 휴양도시 타바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히브리 민족 지도자 모세의 출애굽(이집트 탈출ㆍExodus) 루트를 따라 성지순례를 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코스다.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7박9일 패키지 투어 상품을 심심치 않게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패키지 여행에는 3일째 일정에 ‘타바 국경 통과’가 포함돼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진천중앙교회 일행도 시나이반도 산 중턱의 1,400년 이상 된 유서 깊은 세인트 캐서린 수도원을 들른 뒤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길에 테러를 당했다. 이집트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시나이반도는 여행제한 지역이라 육로 여행은 안내하지 않지만 순례객들은 무리를 해서 버스나 승용차로 이 곳을 둘러보곤 한다”며 “성지순례객이 아니면 타바까지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테러가 일어난 지역은 2012년 2월에도 이집트 성지순례를 떠난 한국인 3명이 납치됐다가 28시간 만에 풀려난 적이 있는 곳이다. 한국인 일행 30여명 중 뒤처진 한국인 목사와 여행가이드 등 3명이 이번 사고와 비슷하게 세인트 캐서린 수도원에서 30㎞ 떨어진 곳에서 베두인 무장세력 10여명에게 납치됐다. 이후 이집트 정부가 베두인족과 협상을 벌여 다음날 피랍자들이 풀려났다.

이후 외교부는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를 발령했고, 지난달 15일 여행경보 준수를 재강조하면서 단순한 여행목적이나 기타 불요불급한 방문은 삼가해 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지난달 7일 시나이반도 남부에서 이집트 노동부 소속 공무원 등 정부 당국자 4명이 무장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가 8일 만에 석방된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테러가 발생한 직후 외교부는 이 지역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특별여행경보 지역에는 우리 국민의 출입이 금지되며 현재 체류 중인 국민은 즉각 철수해야 한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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