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수준 높은 정책과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도시외교’를 본격화하고 있다. 시는 우수정책의 해외 보급을 통해 서울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민간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시에 따르면 시가 주력 진출 분야로 꼽고 있는 것은 상수도, 도시철도, 교통, 전자정부 등 4개 분야다. 이 분야의 정책과 기술들은 서울이 짧은 기간 압축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룬 성과물로 서울처럼 이른 시일 내에 도시화를 이뤄내려는 개도국에겐 매력적인 롤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정책컨설팅이나 인프라 구축ㆍ개선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인 곳은 14개국 15개 도시로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지에 고루 분포해 있다.
먼저 상수도 분야에서는 지난해 민간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브루나이 PMB섬 인프라건설 컨설팅 사업이 가장 대표적이다. 시는 올 하반기 감리를 위해 직원을 파견할 예정이며, 브루나이 인근 동남아 지역에서 후속사업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페루 찬차마요시 수도시설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며 트리니다드토바고 수도 계량기 설치사업 입찰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도시철도 분야는 베트남 호치민 1호선 궤도분야 설계용역이 진행 중이다. 2008년 서울메트로가 해외사업처를 신설해 해외 관계기관 초청 연수 등을 시행하면서 성사된 사업으로, 우수 정책 해외진출 사업의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등의 사업에 입찰 참여를 계획 중이다.
또 교통분야는 아제르바이잔,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을 대상으로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등 기술 수출이 추진되고 있으며, 전자정부 분야에서는 세계도시 전자정부협의체(WeGO)의 초대ㆍ연임 의장도시로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원도시인 모잠비크 마푸토,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를 대상으로 공공분야 정보화 사업 진출을 협의 중이다.
앞으로 서울시의 정책ㆍ기술 수출은 더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2012년과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미얀마 양곤, 필리핀 마닐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정책적 협력과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시는 4개 주력분야 외에도 도시계획, 공동주택, 하수도, 폐기물 처리 등으로 분야를 확대하고 도시 별 맞춤형 정책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유연식 서울시 국제교류사업단장은 “서울시가 구축한 자산을 보다 많은 세계 도시가 함께 누려 상생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도시로서 서울시의 위상을 제고하고 민간 기업들의 해외진출 기회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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