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하고 세계 각국에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면서도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미국의 행동 변화로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AF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아시아를 순방 중인 케리 장관은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메리칸센터에서 가진 연설에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큰 위협을 받을 정도로 기후변화 문제는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다”며 “기후변화가 환경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민들도 기후변화 위협에 대응하는 게 지구를 구하는 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200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54억톤에 달해 중국(77억 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미국은 1997년 서명한 교토의정서를 아직까지 비준하지 않았다, 2012년 12월 열린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약 200개국이 교토의정서 효력을 2020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은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판해왔다.
따라서 케리 장관의 발언이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BBC는 “케리 장관이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이 국제사회와 화석연료 감축을 논의하는 데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내년 파리에서는 2020년 만료하는 교토의정서를 계승할 새로운 국제기후협약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케리 장관이 15일 중국을 떠나기 전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처하기 위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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