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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8년 만에 금빛질주 “나는 왕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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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8년 만에 금빛질주 “나는 왕이로소이다”

입력
2014.02.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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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날이었다. 그 ‘중심’에 안현수(29ㆍ빅토르 안)가 있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전이 열린 15일(이하 한국시간)오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안현수가 1분25초32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현수는 이로써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출전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다시 이 종목 정상에 우뚝 섰다. 러시아로선 사상 첫 쇼트트랙 금메달이다. 안현수는 골인 직전, 사자가 포효하듯 함성과 함께 두 손을 치켜 올리며 챔피언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러시아 국민들은 백색, 청색, 적색의 ‘삼색기’가 수 놓인 국기를 펄럭이며 환호했다. 코치진과 감격의 포옹을 나눈 안현수는 이내 트랙 한 가운데로 돌아와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차가운 빙판에 뜨거운 키스를 보냈다. 안현수는 이어 태극마크 후배 신다운(21ㆍ서울시청)을 껴안으며 위로했다. 잠시 뒤 경기장 상단에 설치된 초대형 전광판에는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57)씨가 울먹이는 장면이 클로즈업됐다. 안현수의 여자 친구 우나리(30)씨도 감격에 겨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안현수는 러시아 국기를 들고 빙판을 휘저으며 쏟아지는 관중들의 갈채에 보답했다. 10여분 뒤 열린 ‘플라워 세리머니’때도 흥분은 쉬 가시지 않았다. 안현수는 경기장을 빠져 나가기 전에, 다시 한번 1층 관중석을 한 바퀴 돌며 홈 팬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는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안현수는 이날 4명이 나선 결승레이스에서 트랙 맨 안쪽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모두 9바퀴를 도는 레이스에서 안현수는 팀 동료 블라디미르 그리고리예프(31)와 후미에서 출발했다. 기회를 엿보던 안현수는 7바퀴째 선두를 치고 나와 줄곧 여유 있는 레이스를 선보였다. 마지막 2바퀴를 남겨두고 잠시 선두를 내주기도 했으나 곧바로 1위를 되찾고 그대로 결승선까지 내달렸다.

지난 10일 1,500m에서 동메달로 몸을 푼 안현수는 주종목 500m와 5,000m계주를 남겨놓고 있다. 모두 안현수의 금빛 질주 가능성이 큰 종목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역대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안현수보다 메달을 많이 수확한 선수는 남녀를 통틀어 왕멍(29ㆍ중국) 뿐이다. 여자 쇼트트랙의 왕멍은 금메달 4개와 은, 동메달을 각각 1개씩 목에 걸었다. 반면 이날 금메달을 보탠 안현수는 금4, 동2개다. 남은 경기에서 충분히 쇼트트랙 역사가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신다운은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반칙 판정을 받고, 고개를 숙였다.

소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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