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일동에 사는 워킹맘 홍모(39)씨는 딸(9)이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에 푹 빠지는 바람에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백화점이나 문구점에서 엘사가 캐릭터로 나오는 제품만 보면 사달라고 떼를 쓰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영화를 보고 난 직후 겨울왕국 스티커북과 책을 사줬고, 이어 한때 품절됐던 엘사 인형까지 구해다 줬다 그런데 이젠 다음주 피아노발표회에 입고 나가겠다며 엘사 원피스를 사달라고 조르고 있다. 홍씨는 "지금 해외직접구매(직구)로 주문하더라도 배송 받으려면 2주 가량 걸리기 때문에 발표회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아 혹시 국내에 비슷한 스타일의 원피스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신드롬이 거세다. 주제가인 '렛 잇 고(Let it go)'의 음원 판매는 가히 폭발적이고, 등장인물을 캐릭터로 한 관련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동의류는 국내에 별로 없어, 해외직구로 사고 있다. 매일부 한정판 상품들은 중고나라나 오픈마켓에서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디즈니가 제작한 겨울왕국은 지난달 16일 개봉 이후 애니메이션은 이례적으로 누적관객 800만명을 돌파했으며, 지금도 꾸준히 관객이 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몰 '옥션'의 해외쇼핑 사이트에서 7일부터 13일까지 겨울왕국 관련 상품매출은 전주보다 200%나 늘었다. 옥션에는 겨울왕국 캐릭터가 들어간 인형과 수저세트, 아동복, 미니어처, 티셔츠, 가방 등 60여종의 상품이 나와 있는데 적게는 2만원에서 최고 100만원까지 나와있다.
대표 상품은 주인공인 '안나'와 '엘사'의 피규어(5만9,800원), 망토와 부츠, 왕관까지 포함된 코스튬(7만~9만원대), 가방(3만8,000원) 등이다. 엘사 가발, 안나의 땋은 머리도 해외직구로 구입할 수 있다. 옥션 국내 사이트에는 겨울왕국 오디오북+원서세트(1만원대)가 영어도서부문 베스트셀러에 새롭게 올라왔다. 옥션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기반 원서가 영어도서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겨울왕국 OST CD, 무비스토리북, 색칠스티커 북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도 해외 캐릭터 인형 매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320%나 급증했다. G마켓 유아동팀 박지은 팀장은 "겨울왕국 인기에 디즈니 관련 문구와 인형 매출이 전체적으로 늘고 있고 특히 엘사는 관절인형, 헝겊인형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엘사 인형 한정판(5,000개)은 품절된 뒤 중고사이트나 오픈마켓에서 원래 가격(약 10만원)의 열 배가 넘는 100만원대까지 올라가 있는 상태다.
OST를 판매하는 유니버설뮤직코리아에 따르면 겨울왕국 음반은 지난 13일 기준 4만3,000장 판매됐다. 음원사이트 멜론 차트에서는 '렛 잇 고'가 팝 음악으로는 이례적으로 수년만에 멜론차트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 영화가 히트를 치면 원래 관련 캐릭터 제품매출도 함께 늘지만 이번 겨울왕국 케이스는 전례가 없었을 정도"라며 "올 겨울 어린이용품 시장의 그야말로 대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