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출판 산업에서 시리즈 출간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다. 지속적인 스토리 라인으로 한 권의 책이 아닌 여러 권의 책으로 독자들을 계속 낚을 수 있는 이점 때문이다. 최근엔 이 시리즈 출판의 속도가 숨가쁠 정도로 빨라졌다. 통상 1년 가량 걸렸던 시리즈물 출간 간격이 3,4개월로 대폭 줄어든 게 최근의 추세다. 제프 반데미르의 삼부작 소설인 의 경우 첫 번째 책이 지난 주에 출판됐다. 이 책의 2권은 5월 출간이 예정돼 있고, 3권도 9월 초면 시중에 배포된다.
방송의 시리즈물에 시청자들이 길들여진 것처럼 출판업계는 한 작가의 책들을 빠른 속도로 연달아 출판하는 방식을 통해 독자들의 구매를 부추기며 전통적인 출판일정을 뒤집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시리즈물을 속사포처럼 발간하는 최근의 출판 트렌드는 독자들에게 '반드시 지금 읽어야 한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출판업자는 "소비자는 폭식을 하듯 책을 보길 원한다. 우리는 독자가 원하는 것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L 제임스의 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저작권들 사들인 빈티지 북스는 그 책을 한 달의 쉴 틈도 주지 않고 연속적으로 출판했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책은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9,000만부가 팔려 나갔다. 뉴멕시코주의 알부르케르케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수잔 왓슨은 "사람들이 조급해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현대인들은 빠른 속도의 삶을 살고 있어 속편을 오랫동안 기다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라도 내가 좋아하는 책이 있으면 그 속편을 일년 동안 기다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생 마틴의 편집자는 에로틱 소설 작가인 메간 하트의 신작 출판 스케줄을 '텔레비전식 접근' 방식으로 세웠다. 총 5권의 책을 e북 형태로 2주에 한 권씩 보급하는 방식이다. 생 마틴의 제니퍼 웨이즈 편집장은 "이 책을 종이 버전으로 낼 계획이 없다"며 "온라인으로 책을 사는 건 너무나 쉽다. 서점에 갈 필요가 없는 독자들의 손끝을 유혹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출판사들은 너무 빠른 출판 스케줄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버클리의 편집장인 신디 황은 "이러한 접근이 노라 로버츠 같은 베스트셀러 작가에겐 먹히겠지만 기대하는 것만큼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정도의 전통적인 시리즈물 출판 간격은 마케팅이나 언론을 이용한 홍보에 유리했다. 미시간주 슐러 북스앤뮤직의 크리스 투토아는 "과거의 일년의 시간은 독자들 사이 흥분과 시끄러움을 유발했다. 도 시간을 둔 발행이 유행을 일으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김연주 인턴기자(이화여대 영문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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