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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바둑교실' 25년 만에 돌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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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바둑교실' 25년 만에 돌 던진다

입력
2014.02.1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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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년간 이어온 장수 바둑프로그램 'EBS바둑교실'의 '훈장 선생님' 양상국 9단의 명강의를 다음 달부터 들을 수 없을 것 같다. 프로그램 개편에 따라 23일 방영될 1,203회를 끝으로 종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12월 EBS 개국과 함께 시작한 EBS바둑교실은 공중파 바둑프로그램의 산 역사다. 그 후 25년 동안 줄곧 양상국 9단이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일요일마다 구수한 입담으로 바둑팬들을 TV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게 만들었다. 장수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전국노래자랑의 송해나 가요무대의 김동건 아나운서 못지않은 대기록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사연도 많았다. 특히 장인상 때 녹화 때문에 발인에 참여하지 못했던 일이나, 다리에 큰 화상을 입고도 진통제를 맞으며 상반신만 화면에 노출한 채 무사히 녹화를 끝냈던 일 등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소문난 애주가지만 녹화 전날에는 절대 술을 입에 대지 않고 혼자 산에 올라가 방송 원고를 검토하고 발성 연습도 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동안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파트너가 지금의 하호정 3단을 비롯해 10여명에 달하고 담당 PD도 숱하게 바뀌었다.

바둑프로그램은 1990년대가 전성기였다. KBS MBC SBS EBS 등 공중파 방송사들이 앞 다퉈 바둑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했고 양상국, 노영하, 윤기현, 유건재 등 인기프로기사들이 독특한 캐릭터로 바둑팬을 즐겁게 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바둑프로그램이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윤기현, 노영하 등 1세대 방송해설자들도 차례로 하차했고 드디어 마지막까지 방송 현장을 지켰던 양 9단마저 브라운관을 떠나게 된 것이다.

1,203회를 이어 오면서 어려운 고비도 많았다. 가깝게는 2010년 1,000회를 기록할 무렵 프로그램이 없어질 위기를 맞았다가 간신히 부활, EBS 플러스 2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계속됐다.

"바둑만큼 팬들의 충성도가 높은 종목도 없을 것입니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오래 가는 스테디셀러같은 종목이니까요. 심지어 5년치, 10년치 방송분을 녹화해서 계속 우려 보는 팬들도 있다고 합니다."

양9단은 4반세기 동안 숱한 애환이 서린 'TV바둑서당'을 떠나는 아쉬움을 달래며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ㆍ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고,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이라는 사자성어를 1,203회 방송분 클로징멘트로 선택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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