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만나는 '시마후이'(習馬會)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했다.
왕위치(王郁琦)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은 13일 상하이시 허핑(和平)호텔에서 장즈쥔(張志軍)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과 비공개로 만나 양안 정상회담 문제를 언급했다고 대만 중앙통신(CNA)이 전했다. 왕 주임위원은 올 가을 베이징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에서 시 주석과 마 총통이 만나는 문제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양측이 각자 기존의 입장을 밝혔다"고 답했다. 양안 당국자가 만나 직접 정상회담 관련 의견을 교환하긴 처음이다.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됐던 이날 비공개 환담은 2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양안 정상회담의 구체적 논의까지는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주임은 회담 뒤 "(정상회담)실현 여부는 양안 관계 발전 정도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며 "이번 (장관급)회담은 첫발을 내디딘 것이며 앞으로 제2, 제3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임은 다만 이르면 상반기 중 대만을 방문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 주임과 왕 주임위원은 지난 11일 난징시에서 1949년 양안 분단 이후 65년만에 첫 장관급 회담을 갖고 양안의 평화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상시 대화기구'도 설치키로 합의했다.
중국과 대만은 공식 장관급 회담에 이어 이틀 뒤 비공식 환담을 통해 사실상 정상회담까지 논의한 만큼 앞으로 양안 관계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은 17∼19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나고, 26~28일에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제10차 양안 회담도 열린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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