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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탁아소 운영하며 쌓은 야생동물들과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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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탁아소 운영하며 쌓은 야생동물들과의 우정

입력
2014.02.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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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 국립공원에는 부모 잃은 아기 코끼리를 보호하는 이색 탁아소가 있다. 고아 코끼리들은 식사할 때는 신통하게도 자기 젖병과 남의 젖병을 정확히 구분한다. 식사를 마치면 진흙 목욕을 하기에 적합한 날씨인지를 스스로 판단한 뒤 진흙 웅덩이로 뛰어든다.

이 탁아소에서 구조한 고아 코끼리는 200여 마리. 그 중 100여 마리가 야생으로 돌아갔다. 아기 코끼리들은 대부분 인간 때문에 고아가 된다. 상아를 노리는 밀렵꾼에게 어미를 잃거나, 굶주림에 지쳐 농장에 침입했다가 공격을 당해 불구가 되기도 한다.

탁아소 설립자인 동물보호 운동가 대프니 셸드릭이 펴낸 는 평생을 그와 함께 했던 아프리카 야생 동물들과의 우정을 회고한 책이다. 차보 국립공원의 관리소장이자 남편인 데이비드 셸드릭과 함께 케냐의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데 힘써온 저자는 남편 사망 후 코끼리 탁아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가 본 코끼리들의 생태는 '경이롭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탁아소의 모든 코끼리들은 자신이 언제 야생으로 돌아가야 할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 탁아소에서 무사히 독립한 코끼리들은 또 다른 코끼리가 탁아소를 졸업해 자기 무리에 동참하는 시기를 귀신같이 알고 마중 나오기도 한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동물에게 어떻게 대할지를 미국 자연주의자 헨리 베스턴의 말을 인용해 얘기한다. "동물에 관한 더 현명한, 아니 더 신비로운 또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 그들은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결코 갖지 못했던 예리한 선천적 감각을 가졌기에 완전하며, 우리가 결코 듣지 못할 목소리를 따라 살아간다. 그들은 생명과 시간이라는 그물 속에 우리와 함께 붙잡힌 다른 민족이자 지구의 영화와 시련을 같이 누리는 동료 포로들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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