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도 180억원의 매출채권 대출 사기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 등 17개 금융사가 3,000억원대 대출 사기를 당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허위 매출채권을 이용한 사기 대출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전 금융사를 상대로 긴급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 2곳에 모바일용 터치패널을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기업 디지텍시스템스가 매출채권 등을 일부 위조해 1,700만달러(180억원 가량)를 허위 대출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한국씨티은행 대출사기는 디지텍시스템이 해외에 수출하면서 발생한 해외 매출채권을 팩토링(채권을 양도하고 대출받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제도)하는 과정에서 위조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KT ENS 대출 사기와 수법은 동일했다. 씨티은행은 디지텍시스템스로부터 대출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자 삼성전자에 사실 관계를 확인, 지난해 11~12월 중 매입한 채권이 위조됐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특별 검사를 진행 중인 씨티은행에 추가 인력을 투입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사대상을 전 금융권으로 확대해 실태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씨티가 고발한 대출 사기 수법은 매출채권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KT ENS 건과 유사하지만 추가 피해 금융사가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매출채권 대출 사기가 두 차례나 발생한 이상 매출채권이 제대로 운영되지는 전 금융사를 상대로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