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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월 14일] 미국 대통령 방한, 당당하고 의연한 외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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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월 14일] 미국 대통령 방한, 당당하고 의연한 외교 아쉽다

입력
2014.02.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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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4월 한국 방문이 확정됐다.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방문 일정은 언급하지 않은 채 "오바마 대통령이 4월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4개국을 순방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 발전 등에 대해 양국 간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좋은 기회"라는 성명을 냈다.

환영 받아야 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이번에는 개운치가 않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에 한국은 없었다. 일본을 2박3일 국빈방문 한 뒤 필리핀 말레이시아를 순방하는 계획이 내부적으로 확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한국을 빼놓고 일본에 가면 과거사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을 강력히 압박했다. 윤병세 외교장관과 김규현 당시 차관(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워싱턴에 급파되고, 안호영 주미 대사까지 합세해 외교 총력전을 펼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때 한국을 세 차례나 방문했고, 박근혜 대통령과는 지난해 5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오는 10월에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다시 박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미국이 당초 이번 순방에서 한국을 빼게 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반면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국빈방문 한 것은 3년6개월이나 됐고, 일본은 그래서 지난해 초부터 오바마 방문에 공을 들였다. 필리핀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0월 방문키로 했으나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일정이 취소된 바 있다.

오바마의 이번 방한은 한국 정부의 '떼쓰기 외교'에 다름 아니다. 미국 대통령 일정에 뒤늦게 뛰어들어 미국은 물론 일본에도 차질을 빚게 한 것은 외교적 결례일 수 있다. 한국이 오바마 대통령을 굳이 서울에 불러들여야 할 당장의 외교적 수요도 없다. '일본에 가니 우리한테도 와야 한다'는 정도의 의미다. 우리가 정부에 요구하는 외교는 이런 식이 아니다. 이는 미국과 일본에 외교적 부채로 남는 것이고 실질적 성과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당당하고 의연한 외교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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