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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없는 장미 ‘딥 퍼플’ 세계시장서 돌풍 일으킨 이영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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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없는 장미 ‘딥 퍼플’ 세계시장서 돌풍 일으킨 이영순 팀장

입력
2014.02.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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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지불하는 로열티를 줄여보려고 개발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해외에서 로열티를 받아오고 있어요.”

분홍색 꽃잎에 끝 부분이 진분홍색으로 두 가지 색을 띠고 있고 가시가 없는 장미 ‘딥 퍼플(Deep Purple)’.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딥 퍼플’이 판매 시작 3년 만에 150만 주가 넘게 판매되는 등 세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딥 퍼플’ 개발을 이끈 경기도농업기술원 이영순 팀장은 “(딥 퍼플이) 세계 화훼 트렌드에 운 좋게 맞아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0.1%에 불과하다”며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 하지만 세계 화훼시장에서는 100만 주가 넘게 팔린 품종은 ‘밀리언셀러’로 불리며 큰 인지도를 얻은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팀장을 중심으로 한 도농업기술원 연구진은 2006년 저온에서도 생육이 가능한 장미 품종 개발에 들어갔다. 당시에는 해외에 비싼 로열티를 주고 장미 모종을 사들이고 있는 국내 농가를 돕고 겨울에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품종 개발 사업이었다.

4년이라는 기나긴 연구 끝에 이 팀장을 포함한 연구진은 2010년 딥 퍼플 개발에 성공했다. 딥 퍼플은 기존 장미들이 평균 22도의 온도에서 생육이 가능했던 것에 비해 14~15도에서도 생육이 가능할 만큼 저온과 병충해에 강하다. 수확 주기도 기존 장미에 비해 20일가량 짧아 1년에 1~2차례 더 수확할 수 있다. 장미꽃의 수명도 다른 장미에 비해 5일 이상 길다.

꽃송이가 다른 품종에 비해 더욱 탐스럽고 희귀하게 두 가지 색을 띤 딥 퍼플은 2012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화훼박람회 품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판매 초반부터 세계 화훼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화훼시장의 호평은 판매 실적으로 이어져 2011년 출시 첫해 4만9,000주가 판매된 데 이어 2012년 42만3,625주, 2013년 103만3,058주를 판매하며 20배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팀장은 딥 퍼플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여전히 새로운 품종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단순히 ‘예쁜 장미’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화훼 트렌드에 맞춘 신품종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딥 퍼플의 뒤를 이어 세계 화훼시장에 진출한 도농기원 개발 장미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레드 익스프레스’와 ‘쇼걸’이다. 여기에 암꽃술이 있는 꽃 중앙에 꽃받침이 나오는 ‘옐로우 아이’라는 신품종 개발에 성공해 2015년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팀장은 “앞으로는 화훼농가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함께 만족할 수 있도록 수명이 오래가는 품종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화성=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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