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 강원 삼척시 자원동 삼척중에서 아주 특별한 제설작전이 펼쳐졌다.
육군 제23보병사단 장병 120여 명은 이날 예정된 졸업식이 치러질 수 있도록 1m가 넘는 눈을 치우고 진입로를 냈다. 장병들은 흰 밀가루가 잔뜩 쌓인 듯 했던 운동장을 말끔히 정리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수고한 장병들 덕분에 행사가 예정대로 열려 128명 재학 생이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 군 부대가 어린 학생들에게 특별한 졸업선물을 한 셈이다. 학부모 김동현(49)씨는 "걷기 조차 힘든 길을 넓혀줘 우리 아이들의 졸업식에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러 올 수 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같은 시간 삼척시 정라동에 위치한 정라초교에서도 23사단의 제설작전이 펼쳐져 예정대로 졸업식이 치러졌다. 부대 측은 앞서 지난 12일에도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일찌감치 졸업식 준비를 도왔다. 장기범(22) 상병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기운이 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해군 1함대 사령부 장병 150여 명은 지난 12일 엿새 동안 엄청난 눈이 내린 동해중 졸업생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했다. 해군 장병은 학생들이 졸업식을 이상 없이 치를 수 있도록 허리 높이까지 쌓인 눈을 말끔하게 치웠다. 이종근 교장은 "학교에서 감당할 수 없는 폭설이 내려 졸업식 준비에 걱정이 많았는데 해군 장병의 도움으로 시름을 덜었다"며 "해군 장병이 졸업생들에게 가장 큰 선물을 안겨 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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