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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들이 음악에 영혼 쏟을 수 있게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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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들이 음악에 영혼 쏟을 수 있게 도울 것"

입력
2014.02.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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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음악가 정신으로 무장한 임헌정(61)씨는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한 지휘자다. 국내 최초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말러 교향곡 전곡(1999~2003년)을 연주하는 등 두드러진 활동을 한 그가 지난달 26일 3년 임기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단체이자 예술의전당 상주 오케스트라로 연간 90여회 연주를 소화하며 국내 음악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임씨의 취임으로 다시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씨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가진 경험을 활용, 단원들이 영혼을 바치는 음악을 할 수 있게 의기투합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음악가는 연주를 잘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낍니다. 그런데 악단을 맡고 보니 연주한 만큼 연주료가 지급되는 수당제 구조라서 정기 연주회나 연습을 충분히 하기 힘든 상황이더군요. 그래서 단원들에게 '음악가의 정신이 살아 있음을 보여 주면 사회적 합의가 생기고 지원 혜택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코리안심포니를 맡기 전까지 25년 간 부천필을 이끌었던 그는 예술감독직 수락 이유에 대해 "정부가 추진 중인 국립 예술단체 통합 운영 계획에서 오케스트라가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에 보람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취임 첫 해인 올해 그의 가장 큰 계획은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9곡) 연주다. 11월 브루크너가 작곡가로서 첫 성공을 거둔 교향곡 7번으로 시작해 2016년까지 이어지는 프로젝트다.

"모차르트 하면 오페라를 떠올리고 슈베르트 하면 가곡을 연상하듯 제가 생각하는 브루크너는 새로운 색깔의 세계를 지닌 작곡가입니다. 단원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되는 새로운 도전이고 청중에게는 예술의 본질인 영혼의 위로가 되는 음악입니다."

코리안심포니의 상임지휘자로 처음 무대에 서는 것은 6월에 예정돼 있다. 드보르작이 체코를 떠나 미국에서 지낼 때 고국을 그리며 쓴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 "인간이 가장 따뜻하게 느끼는 모성과 고향의 의미 그리고 코리안심포니와 함께 새로운 세계를 여는 마음을 담았다"는 게 선곡 이유다.

"청중에게 늘 새 메뉴를 선사하는 게 음악가의 사명"이라는 임씨는 음악 팬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말러, 브루크너 외에 국내 작곡가의 창작음악 연주와 전속 작곡가 제도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코리안심포니는 오페라와 발레, 교향곡을 모두 연주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는 외국에서도 찾기 힘듭니다. 음악가의 자존심을 걸고 그 특유의 감성을 잘 살린 연주 단체로 키워갈 겁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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