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랍연맹 특사는 회담 이틀째인 11일 "우리는 평화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금껏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협상이 1차 회담만큼 힘든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알리 하이다르 시리아 국민화해부 장관은 이날 "제네바 회담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실패로 끝난 1차 회담처럼 2차 회담도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첨예한 입장 차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상태다. 정부측은 '반군의 테러리즘 중단'을, 반군측은 '과도정부 구성'을 합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 또한 반군의 즉각적인 해산을 의미한다. 이 사이에 접점을 만들어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시리아 정부측인 하이다르 국민화해부 장관은 2차 회담이 실패하더라도 3차 회담을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쿠스에서 하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반군측은 14일까지 아무 성과가 없다면 3차 회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엔과 미국, 러시아는 회담 마지막 날 시리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여기서도 어떤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시리아 내의 민간인 공격이나 인도주의적 구호활동 문제에 개입하려고 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유엔의 개입이 곧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이번 회담의 거의 유일한 성과는 정부군이 포위하고 있는 시리아 홈스 지역에서 민간인이 대피할 수 있게 된 정도다. 반군 거점인 홈스는 지난해 6월 정부군이 도시 외곽을 봉쇄한 뒤 주민 3,000명이 쥐를 잡아 먹거나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등 심각한 기아와 질병에 시달렸다. 회담 시작 이후 정부군과 반군은 7~12일 교전 지역의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휴전에 합의했다. 타랄 바라지 홈스 주지사는 시리아 국영TV와 인터뷰에서 "지난 4일 동안 홈스를 빠져나간 민간인은 약 1,15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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