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갑자기 험악해졌다. 흑1이 놓이자 백의 응수가 만만치 않다. 자칫하다간 좌상 백돌이 고스란히 다 잡혀서 단박에 바둑이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마불사란 말이 있듯이 고수들의 바둑은 쉽사리 잡히지 않는 법. 김성진이 2, 4를 선수한 후 6, 8로 나가 끊은 게 최강의 저항이다. 이때 흑이 1로 잇는 건 2~6으로 뚫려서 안 된다. 따라서 변상일이 일단 11로 이은 건 당연하고, 김성진이 12, 14로 흑 한 점을 잡았지만 옥집 형태여서 백 대마가 아직도 완생이 아니다.
변상일이 15로 씌워서 다시 공격을 계속했다. 이게 좋은 수다. 여기서 자칫 1로 씌우는 것은 2부터 8까지 교묘한 수순으로 빠져나가서 흑이 안 된다.
이후 실전에서는 두 선수가 서로 최강으로 맞서 27까지 진행, 일단 백 대마가 흑의 포위망에 갇혔다. 아무리 살펴봐도 바깥으로 탈출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고, 안에서 두 집을 만들기도 어렵다. 과연 백 대마가 이대로 고스란히 잡힌 것일까.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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