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주(사진) 기업은행장은 12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행장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임기 내 글로벌 100대 은행 진입’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권 행장은 “지난해 안정적인 성장으로 자산을 전년에 비해 24조원이나 늘렸다”며 “앞으로 3년간 매년 6% 수준의 성장을 유지한다면 2016년 세계 100위권 이내 은행 진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에서 2012년 말 기준 자산 200억달러로 세계 105위 은행이라고 소개됐다.
권 행장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희망금융 4대 슬로건 ‘HㆍOㆍPㆍE’를 제시했다. HOPE 전략은 ▦내실성장(Healthy IBK) ▦열린소통(Open IBK) ▦시장선도(Pioneering IBK) ▦책임경영(Empowering IBK) 등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것이다. 권 행장은 “금융은 사업 성공이나 내 집 마련 같은 고객들의 꿈과 목표달성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며 “이익만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은행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올바르게 수행해 고객에게 희망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행장은 성장드라이브에 따른 건전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기우에 불과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 경험이 50년을 넘었다”며 “직원들의 유전자에 옥석을 가리고 위험을 줄이는 능력이 체화 돼있는 게 저력이고 핵심역량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권 행장은 상명하복식 기업은행 문화에 대해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인수합병을 거치지 않은 유일한 은행이라 자긍심은 높은 반면 다양성이 부족하고 상명하복 문화가 남아 있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권 행장은 “쇼크(shock)성 인사는 필요치 않다”며 “임직원들에게 직책에 맞는 자율권을 과감히 부여 하는 방식으로, 기존 질서에 새로움을 보태는 방향으로 점차 개선해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다변화를 위한 해외 사무소 개설에 대해서도 권 행장은 “27일 베이징지점 개소식을 시작으로 22개 해외사무소와 지점을 올해 말까지 25개로 늘리고, 지점이 부족한 지역에선 사업관련 협약을 맺어 촘촘히 운영하는 기존 방식을 이어갈 것”이라며 “내실성장과 글로벌 진출 등이 바탕이 된다면 글로벌 100위 이내 은행 진입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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