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접촉에 나서는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규현(62)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국제 외교가에서 잔뼈가 굵은 35년 경력의 외교관이고, 북측의 원동연(67)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25년 넘게 대남 협상에 잔뼈가 굵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측근이다.
원 부부장은 대남 관계를 전담하는 통전부의 '넘버 2'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지난해 말 장성택 숙청 이후 입지가 더 강화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기간부터 북한의 대남 전략을 총괄해온 김양건 통전부장의 최측근이다.
김일성종합대 경제학부 출신인 원 부부장은 1990년 9월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수행원으로 대남 사업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김대중ㆍ노무현 대통령의 방북을 포함해 남북간 주요 회담과 접촉에 빠짐없이 관여했다. 2002년 10월 북한 경제시찰단 일원으로, 2007년 11월 김양건 부장 수행원 자격으로 서울에 오는 등 한국 방문 경험도 많다.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졌던 이명박 정부 시절 이뤄진 물밑 접촉도 원 부부장 주도로 이뤄졌다. 2009년 8월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당시 북한 조문단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했고 그 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남북간 비밀접촉에 김양건 부장을 수행해 참가했다.
대남 부문에서의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통전부 부부장으로 승진, 이후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비밀 협의를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여름 수석 대표의 '격'(格) 문제로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됐을 때, 우리 측이 비공식적으로 북측 대표로 희망했던 인물이 원 부부장일 정도로 북한에서는 대남 부문에 비중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NSC 사무처장은 지난달까지 외교부 차관으로 근무한 정통 외무관료다. 서울대 치대 출신으로 1980년부터 북미 업무분야를 중심으로 외교관으로 일했는데, 2006년 국방부 국제협력관으로 근무하는 등 외교ㆍ안보 분야에 시야가 넓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접촉에는 처음 나서지만, 담대하면서도 빈틈없는 성격이어서 기선제압이 중요한 이번 접촉의 최적임자"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