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서적과 잡지가 일본 출판계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도쿄의 서점가 밀집지역인 진보초의 유명 서점을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이 서점의 1층 계산대에 앞 가장 눈에 띠는 코너에는 "이런데도 아직 그 나라와 함께 하고 있습니까" "그 나라에 배울 것은 하나도 없다" "왜 이 민족은 이렇게 자기중심적인가" 등 자극적인 문구를 부각시킨 책들이 진열돼있다.
서점 관계자는 "지난 해 가을부터 일본을 찬양하는 내용의 서적과 함께 한국과 중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이 팔리기 시작했다"며 "매장의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전용 코너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최근 일본의 많은 서점들이 혐한, 혐중 서적 등 일본의 민족주의를 부각시키는 내용을 담은 서적을 별도 코너로 둘 정도로 하나의 장르로 확립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 들어 신간과 논픽션 부문 주간 베스트셀러 목록 톱 10에는 등 3권이 이 올라있다. '매한'은 한국을 비하한다는 의미이며, '모일'은 일본을 업신여긴다는 뜻이다. 은 7주 연속 톱10에 들면서 현재 20만부나 팔렸다. 지난 해 초까지만 해도 이런 서적이 톱10에 한 권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2005년 출판돼 일본에 혐한붐을 일으켰던 는 시리즈 누계 100만권을 돌파했고, 이달 중 부정기 간행물도 나올 예정이다.
이런 경향은 주간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우익성향 주간지인 은 지난 한 해 발행된 49권의 주간지 중 48권에 '중국' '한국' '센카쿠' '위안부'라는 제목이 들어갔으며, 대다수 내용이 한중 양국과 지도자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한 주간지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을 때리는 기사를 쓰면 잘 팔리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해 말 편집장을 교체한 는 혐한, 혐중 일변도의 노선에서 벗어나는 기사를 다루기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오이시 유타카 게이오대 교수는 "혐한, 혐중 붐은 주간지뿐 아니라 미디어 전체가 한일 중일의 대립만을 부각시켜 보도한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며 "전체적인 보도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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