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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은 인감 위조해 대출받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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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은 인감 위조해 대출받은 듯

입력
2014.02.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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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자회사 직원이 참여한 3,000억원대 대출사기 사건과 관련, 협력업체들이 KT ENS의 인감을 위조해 받은 대출 잔액도 700억원이 넘는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대출과정에서 위조된 인감을 적발하지 못한 것과 관련 금융회사 직원의 공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이 회장ㆍ임원을 맡고 있는 한국스마트산업협회와 KT 자회사 직원들이 이번 사기사건에 조직적으로 공조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이번 사건의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11일 대출사기에 가담한 협력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금융당국도 3,000억원대 대출자금의 행방을 찾기 위해 자금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기대출 사건에서 일부 대출서류에 KT ENS의 인감도장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선행 검사를 통해 저축은행의 일부 대출서류에서 KT ENS의 진짜 인감하고 문자체가 다른 인감도장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기대출에서 하나ㆍ국민ㆍ농협 및 10개 저축은행이 KT ENS의 6개 협력업체들에 대출한 잔액은 3,019억원이다. 금융당국은 이중 KT ENS 직원 김모(51ㆍ구속)씨가 진짜 법인인감을 도용해 작성한 (매출)채권양도승낙확인서로 대출을 받고 상환하지 않은 금액이 2,300억원대로 보고 있다. 나머지 700억원의 대출 잔금은 납품업체들이 김씨를 거치지 않고 법인인감을 위조해 추가로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속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KT ENS 인감을 훔쳐 협력업체 6곳이 2,3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점심시간에 몰래 법인 인감도장을 가져다 찍었다"고 털어놓았다.

사건의 파장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대출을 받은 앤에스(NS)쏘울, 중앙티앤씨(TNC), 앰엔테크, 다모텍, 컬트모바일, 아이지일렉콤 등 6개 KT 협력업체들이 스마트폰 액세서리 제조ㆍ유통업체 단체인 한국스마트산업협회 회장ㆍ임원사로 있다는 점에서 협회의 연루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협회가 입주해 있는 인천 부평구 건물에는 사건에 가담한 회사 4곳이 입주해 있는데다, 협회 1대 명예회장이 KT 부사장 출신의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이었다는 점에서 협력업체 대표들과 KT 간 관계에도 의혹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금융회사 및 KT 자회사 직원 등의 공조 의혹도 커지는 상황. 금융권 고위 관계자도 이날 "KT ENS와 협력업체의 수상한 자금 흐름, 은행의 업무 절차 등을 고려하면 KT ENS 내부의 다른 조력자와 여신 실무에 해박한 금융권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김씨와 납품업체의 공모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 은행 및 저축은행 전ㆍ현직 직원의 가담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인천 부평구 청천동 등지에 있는 협력업체 사무실 및 업체대표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홍콩으로 도주한 NS쏘울 대표 전모씨와 국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대표 3명에 대해서는 검거전담팀을 꾸려 행방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 분석을 통해 KT ENS, 협력업체, 금융사의 공모 여부 및 3,000억원이 넘는 대출금의 사용처 등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공모 여부 등 조직적 범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KT ENS에 대한 압수수색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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