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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부채 폭탄 '경고음'… 작년 말 12조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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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부채 폭탄 '경고음'… 작년 말 12조 달러

입력
2014.02.1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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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처럼 불어난 중국의 기업부채 폭탄이 곧 터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경제의 핵심 위험요인으로 지목돼 온 그림자금융(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 거래)보다도 더 큰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보고서를 인용해 작년 말 중국 기업들의 부채가 총 12조1,000억달러(약 1경2,9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세계에서 기업부채 규모가 가장 큰 미국(12조9,000억달러)과 거의 맞먹는 수준. S&P는 올해나 늦어도 내년에는 기업부채 규모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증가 속도가 경제성장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중국 기업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92% 수준이었지만, 2010년에는 111%, 2012년에는 124%로 불어났다. 다른 신흥국들의 기업부채는 GDP의 40~70% 수준이며, 미국도 80% 수준에 불과하다.

부채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차입 비용은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 증권정보업체 WIND인포 집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체 에버그린의 1년물 회사채 발행금리는 2012년 6월말 4.64%에서 작년 12월 9.90%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2005년 중국에 단기 회사채 시장이 개설된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다. 딩슈앙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이윤이 줄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겐 경기 둔화와 조달금리 상승이 맞물릴 경우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부도) 위기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WSJ는 중국 기업 중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사례가 있을 뿐 아직 디폴트 사례는 없지만, 조만간 첫 디폴트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왕밍 상하이야오즈자산운용 파트너는 "올해 한 두 건의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며 "조선이나 태양광 등 설비과잉 부담이 큰 업종의 중소기업이 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연쇄적인 디폴트로 금융위기가 오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과도한 기업부채는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켜 중국경제 성장을 더 둔화시킬 수밖에 없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그림자금융 못지않게 기업부채가 향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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