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안보 수석비서관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 미래포럼 이사장은 11일 "북한이 남북한 상호 비방 중단에 매달리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천 이사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내 '통일경제교실'모임 강연자리에서 "북한의 운명은 경제 실패보다 정보 공급에 따른 사상의 실패에 달렸다"며 "북한이 비방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북한 스스로는 주민들의 진실에 대한 알 권리를 차단할 수 없어 공급자(남한) 차원에서 막아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 국방위원회는 중대제안을 내놓으면서 첫 머리에 남북 상호비방 중단을 요구했다.
천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5ㆍ24조치 중 대북 심리전을 재개한 게 북한에 가장 큰 위협이었고 북한입장에서는 핵 병진 정책에 들어가는 자금 조달보다 비방 중단이 더 시급한 문제였다"며 "정보가 많이 들어갈수록 북한을 지탱한 김일성에 대한 신앙심이 흔들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 심리전은)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사상적 체계를 변화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을 포기할 것인지 우리가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이사장은 또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정세와 관련해선 "대남도발 등 이것저것 하다가 안되면 평화공세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위장평화 공세라고 우리는 경계를 하지만, 진짜 진정성 있는 평화공세일 가능성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천 이사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서도 "김정은은 아버지보다 한 수 위로 최고사령관으로서 배짱과 담력이 있고 (핵실험으로 북한주민들로부터) 권위를 확보했다"고 평가하면서 "철딱서니 없고 경험도 없고 한심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는 우리가 보고싶은 것을 보려 하는 오류"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이끄는 '통일경제모임'은 매주 통일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모임으로, 이날 첫 세미나에는 정몽준 남경필 송광호 이군현 의원을 비롯한 현역의원 46명 등 총 60여명이 참석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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