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그룹이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수출이 내수판매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과 주유소 등 전형적 내수기업으로 여겨졌던 SK는 하이닉스 인수와 SK이노베이션의 석유류 정제수출 등을 통해 수출 주력그룹으로 완전 탈바꿈했다는 평가다.
11일 SK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SK㈜를 제외한 15개 상장계열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47조9,055억원이었으며 이 중 수출이 76조7,322억원(51.9%), 내수는 71조1,732억원(48.1%)의 비중을 차지했다.
비상장 계열사를 포함해도 수출은 내수판매를 앞질렀다. SK E&S와 SK해운, SK건설 등 주요 비상장 3개사의 실적까지 더할 경우, 수출(82조 4,645억원)이 내수(81조 8,060억원)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SK그룹의 사업구조는 내수중심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2011년 수출(상장계열사 기준 59조3,000억원)은 43%, 내수(78조8,000억원)는 57%였다.
수출비중이 급속히 늘어난 계기는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2위 업체인 하이닉스가 편입되면서 수출비중이 급격히 상승, 1년 만에 수출비중이 내수를 능가하게 된 것이다. 또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 SK케미칼, SK가스, SKC 등 전통의 '수출강자'들도 꾸준히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마침내 지난해에는 수출이 내수를 앞서게 됐다.
재계는 2004년부터 최태원 회장이 글로벌 기업화 선언과 함께 해외비즈니스에 주력하면서, SK그룹 전체가 사업구조변신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과거 에너지와 통신 중심이었던 그룹의 주력 사업부문이 이제는 화학과 반도체, 석유화학 등 수출 중심 업종으로 옮겨갔다는 뜻"이라며 "앞으로도 수출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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