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렸던 '백악관 인턴 성추문' 사건 당시 남편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워싱턴프리비컨'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퍼스트레이디 시절인 1998년 9월 친구 다이앤 블레어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그건 엄청나게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면서도 "그렇지만 그건 합의에 따른 것이었고, 실질적인 의미에서 섹스는 아니었다"고 남편을 편들었다.
특히 그는 남편의 성추문 상대인 모니카 르윈스키를 "자아도취에 빠진 미치광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정치적 상황과 대통령직의 고독함 때문에 성추문 사건이 일어났고, 자신이 아내로서 역할을 못한 것도 원인"이라면서 "남편이 르윈스키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93년 2월 백악관에서 블레어와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건강보험 단일보험자체제'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보험자체제는 우리나라처럼 건강보험을 사실상 국가가 독점하는 것으로,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대통령선거 기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5년간 단 한번도 단일보험자체제를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일화는 클린턴 전 장관이 '나의 둘도 없는 친구'라고 말했던 블레어가 2000년 별세하면서 남긴 일기장 등 개인 기록을 통해 공개됐다. 이 기록들은 남편인 짐 블레어가 아칸소대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들 문건에는 92년 대통령선거 당시 빌 클린턴 후보캠프의 참모들이 후보 부인이었던 힐러리를 "강력하고 야심 있고 인정사정 없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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