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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2월 12일] '연아사다' 생각

입력
2014.02.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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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의 프레임 안은 요즘 눈과 얼음이 가득하다. TV에서는 소치올림픽이 한창이다. 스크린에서는 '겨울왕국'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올림픽도 디즈니 만화도 늘 세인들의 관심을 받아오긴 했지만, 묘한 우연이랄까, 이번엔 양쪽 모두 특별한 점이 이목을 끈다. 올림픽 개최국 러시아에서는 지난여름 일명 반동성애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가 차원의 노골적인 호모포비아라니. 곳곳에서 분개가 들끓었다. 아마 올림픽의 흑역사 중 하나로 기록될 듯하다. '겨울왕국'은 그 반대다. 디즈니 작품들이 늘 그래왔던 것과 달리 이번 주인공은 남녀 커플이 아니라 두 자매다. 엘사와 안나 자매가 역경을 딛고 애정을 회복해가는 과정이 어찌나 마음을 뒤흔드는지 어떤 팬들은 둘의 이름을 묶어 '엘산나' 커플이라 부르기도 한다. 연정이건 우정이건 자매애건, 여자와 여자의 사랑도 이렇게 많은 관객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이들 자매를 생각하며 올림픽 중계에 눈을 두고 있자니 꼭 보고 싶은 장면 하나가 떠오른다.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빙판 위의 두 요정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부둥켜안고 서로 눈물도 닦아주며 그간의 험난했던 여정을 함께 달래는 감격적인 모습. 나중에 손 꼭 잡고 아이스쇼에도 함께 나오면 더 좋을 테고. 그러면 '엘산나' 커플처럼 '연아사다' 커플이라 불릴지도 모르지. 이 커플에 반할 팬들, 아마 적지 않을 거다.

신해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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