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은 속도 전쟁이다. 서 있기도 힘든 경사면을 추락하듯이 내려가거나 미끄러운 빙판 위를 거침 없이 질주하는 만큼 엄청난 속도가 나온다. 이 때문에 100분의 1초를 다투는 종목들이 많다.
특히 3대 썰매 종목(봅슬레이ㆍ스켈레톤ㆍ루지)은 아찔한 속도를 자랑한다. ‘얼음 위의 자동차경주’라고 불리는 봅슬레이의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150㎞에 이른다. 워낙 빠른데다 곡선 구간도 많아 방향을 조절하는 핸들과 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 장치가 있다.
루지와 스켈레톤도 최고 시속 130㎞ 안팎까지 나온다. 체감 속도는 누워 타는 루지보다 머리를 앞세운 상태로 엎드려 내려 가는 스켈레톤이 가장 빠르다. 더구나 조정 장치가 없어 어깨와 다리로 방향 및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닌 이상 소화하기 힘든 종목이다.
눈 덮인 경사면을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알파인스키는 활강,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등 5개 세부 종목으로 나뉘는데 활강 종목은 최고 시속 160㎞까지 올라간다. 미국의 스키 영웅 보드 밀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키 경기가 열리는 로사 쿠토르 알파인 센터 활강 코스를 두고 “집중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인간 새’의 경연장인 스키점프는 시속 100㎞의 속도로 내려와 도약대를 차고 날아 오른다. 100m 이상을 점프해 착지할 때는 200㎞의 속도로 떨어진다. 빙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종목은 ‘빙속 남매’ 이상화(서울시청)와 모태범(대한항공)이 버티는 스피드스케이팅이다. 한창 가속도가 붙을 때 최고 59㎞ 정도까지 나오고 평균 시속은 50㎞ 초반대다. 한국의 메달 밭인 쇼트트랙의 평균 속도는 스피드스케이팅보다 조금 못 미치는 43~44㎞ 수준이다. 참고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통하는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100m 기록은 시속 38㎞ 정도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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