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컴퓨터 운영체제(OS) '윈도XP'에 대한 지원종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권과 일반 매장, 개인들까지 광범위한 해킹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각국 해커들은 지원종료 시점에 윈도XP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터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매장관리시스템(POS)의 작동오류, 개인PC의 '좀비화'등 심각한 'XP대란'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10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MS측은 오는 4월8일부터 윈도XP에 대한 기술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렇게 되면 윈도XP와 오피스2003을 위해 제공되던 보안업데이트, 버그수정, 온라인 기술지원이 모두 끊어지게 된다.
물론 윈도XP가 설치된 PC를 계속 사용할 수는 있지만 더 이상 보안 등 기능에 대한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각종 바이러스, 악성코드, 스파이웨어, 해킹 등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윈도XP를 OS로 사용하는 비율은 16.9%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두 달 뒤 상위버전의 OS로 바꾸지 않는다면 여러 보안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금융권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은행에서 운영하는 ATM은 90% 이상이 윈도XP로 운영되고 있는데, 보안 업데이트가 중단되면 해커들의 개인정보 유출시도뿐 아니라, 다양한 오작동 유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이긴 하나 최악의 경우 돈이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OS 보안 업그레이드를 통해 문제해결을 자신하고 있지만, OS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면 완벽한 방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각종 상점에서 이용하는 POS 역시 대부분 윈도XP에 의존하고 있어, 해커들의 개인 신용카드 정보유출 같은 공격표적이 될 수 있다.
특히 개인들은 4월 이후에도 윈도XP가 설치된 PC를 별도 조치 없이 그대로 쓸 공산이 큰데, 이 경우 악성코드 공격에 쉽게 노출된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개인PC가 해커들에 의해 악성코드가 심어지는 '좀비PC'로 사용되는 예가 많아, 윈도XP를 사용하는 개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규모 사이버공격에 악용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보안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보안 취약점은 계속 생겨나고 보완이 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윈도XP의 지원이 중단되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OS교체 등 적극적 대응과 계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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