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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해무사 과실 없다" 해명도 거짓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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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해무사 과실 없다" 해명도 거짓말 의혹

입력
2014.02.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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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낙포동 GS칼텍스 원유2부두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사고 책임 규명 조사가 지지부진하다. 사고 당시 우이산호(16만4,000여톤)를 '과속 접안'하다가 송유관을 들이받은 도선사의 과실뿐 아니라 선박의 접안을 유도해야 할 GS칼텍스 소속 해무사가 부두를 비운 사실이 드러났지만 해경의 수사는 진전이 없다.

이사이 "우이산호가 과속 운항으로 접안 예정시간보다 빨리 와 해무사가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GS칼텍스의 해명에 대해 여수지방해양항만청과 선사대리점 측이 "과속 운항은 없었다"고 정면 반박하고 나서 거짓 해명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10일 여수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발생한 우이산호의 송유관 충돌 과정은 선박항해기록장치(VDR)와 여수해양항만청 해상교통관제센터의 폐쇄회로(CC)TV 녹화기록 등을 통해 사실상 규명됐다. 당시 우이산호가 안전속도(2~3노트)보다 빠른 7노트 속력으로 접안을 시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돼 배를 몬 도선사의 과실 책임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당시 부두를 비워 '과속 접안'을 막지 못한 GS칼텍스 해무사의 책임 여부다. GS칼텍스는 "우이산호가 도선구역에서 예정보다 12분 먼저 출발하고 과속 운항을 해 평소 1시간40분 걸리던 부두 앞 3㎞까지 30분이나 빨리 도착했다"며 "우이산호 담당 해무사는 사고 1시간 전쯤 원유하역을 마친 다른 유조선의 담당 해무사가 일을 끝내고 퇴근하자 우이산호 접안 예정시간에 맞춰 출근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해무사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상교통관제센터는 "우이산호가 도선구역에서 출발한 뒤 접안을 위해 속력을 줄이는 부두 앞 2㎞까지 가는 동안 과속은 없었고 이 운항거리는 정상속력(10~12노트)으로 가면 63분 정도 걸린다"고 반박했다. 우이산호 선사대리점도 "도선구역에서 부두 앞 3㎞까지는 평소 1시간10분쯤 걸리는데 사고 당시에도 정상 속도로 운항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이산호가 부두 앞 3㎞ 해역에서도 속력을 줄이지 않고 7~9노트로 운항하다 출발 1시간17분 만에 송유관을 들이받고 멈춘 상황과 얼추 맞아떨어진다. 해무사가 오전 8시18분에 출발한 우이산호의 접안 유도를 위해 적어도 9시20분 무렵부터는 부두에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선사대리점 측은 "사고 1시간 전쯤 이안한 유조선 담당 해무사가 우이산호의 접안 유도도 맡기로 돼 있었다"고 밝혀 당시 해무사가 우이산호의 출발 시간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 하주(荷主)가 작성하는 접안 스케줄에 따라 묘박지에 대기 중인 선박들은 먼저 입항한 배가 하역 후 출항과 동시에 부두로 출발하는 게 항만물류업계 관행이기 때문이다. 해경은 이 같은 주장 등을 검토한 뒤 최근 우이산호 담당 해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GS칼텍스 측이 사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해경은 GS칼텍스 측의 과실 및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 계속 입을 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경이 너무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여수해경 관계자는 "향후 보상문제 등과 얽혀 미묘한 부분이 많은 만큼 신중을 기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가 마무리된 뒤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수=안경호기자 khan@hk.co.kr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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