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기대했던 한국의 메달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믿었던'모터범' 모태범(25ㆍ대한항공)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시상대에 서는 데 실패했다.
모태범은 11일(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ｍ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69의 기록으로 4위에 올랐다. 2010 밴쿠버 대회에서 한국 빙속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모태범은 초반 100ｍ에서 라이벌들에 밀리며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금ㆍ은ㆍ동메달은 이틀 전 열린 남자 5,000ｍ에 이어 네덜란드 선수들이 또 싹쓸이 했다. 미헐 뮐더르(69초31) 얀 스메이컨스(69초32) 로날트 뮐더르(69초46)가 1~3위다.
1차 레이스 기록은 4위였다. 모태범은 일본의 가토 조지와 18조에 묶여 아웃 코스에서 레이스를 했고, 초반 100ｍ를 9초68에 끊은 뒤 34초84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1위는 네덜란드의 복병 스메이컨스(34초59), 2위는 미헐 뮐더르(34초63), 3위는 밴쿠버 대회 이 종목 은메달리스트인 나가시마 게이치로(일본ㆍ34초78)였다. 모태범은 스메이컨스(9초59) 보다 초반 100ｍ 기록에서 0.09초 뒤진 채 전체 기록도 0.25초 밀렸다.
2차 레이스는 1차 레이스 보다 0.01초 늦었다. 34초8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모태범은 19조에 속해 미헐 뮐더르와 출발대에 섰지만, 초반과 막판 스피드가 조금씩 부족했다. 오히려 모태범과 함께 뛴 뮐더르는 가장 좋은 성적으로 역전 우승을 일궜고 스메이컨스, 로날트 뮐더르가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기록 자체는 밴쿠버 대회 때 보다 좋았지만, 라이벌들의 광속 질주가 멈출 줄 몰랐다. 모태범은 4년 전 1차 레이스에서 34초92(2위), 2차 레이스에서는 34초90(2위)을 기록했다. 두 차례 레이스에서 꾸준한 성적으로 합계 기록에서 단숨에 1위로 뛰어 올랐다. 이날 기록은 밴쿠버 대회 보다 0.13초가 빨랐음에도 3위 로날트 뮐더르에 0.23초 뒤졌다. 경쟁자들의 페이스가 워낙 좋았다.
모태범은 그 동안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며 올림픽 2연패의 꿈을 키웠다. 여자 단거리의 이상화, 장거리의 이승훈과 함께 매일 쇼트트랙 스케이트화를 신고 3시간씩 훈련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직선 주로에서 끌어올린 속도를 코너를 돌면서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상체를 최대한 숙여 공기 저항을 견뎌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쇼트트랙 훈련이 제격이다.
장거리 훈련도 빼먹지 않았다. 모태범은 맏형 이규혁, 이승훈 등과 3,000ｍ, 5,000ｍ 등을 꾸준히 타면서 500ｍ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을 체력을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에서는 500ｍ, 1,000ｍ를 연거푸 제패하며 소치에서의 호성적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초반 기록의 열세를 딛지 못하고 결국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모태범은 12일 오후 11시부터 열리는 남자 1,000ｍ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편 한국 선수로는 최다인 6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의 '맏형' 이규혁(36ㆍ서울시청)은 1, 2차 레이스 합계 70초65로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 무대 데뷔전에 나선 김준호(강원체고)는 합계 70초857의 기록으로 21위, 베테랑 이강석(의정부시청)은 합계 70초87로 22위에 자리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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