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화가 김보현(미국명 포 김)씨가 7일(현지 시간) 오후 4시36분 뉴욕의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7세. 고인은 신장 질환으로 최근 몇 년 동안 투석 치료를 해왔다.
1917년 경남 창녕에서 출생한 고인은 일본 도쿄 태평양미술학교에서 학업하고 46년 귀국해 조선대 예술학과를 창립한 조선대의 첫 전임교수였다. 하지만 당시 좌우익의 대립 속에서 고초를 겪자 55년 미국 일리노이대 교환교수로 떠났고 이후 뉴욕에 정착했다. 그는 “넥타이에 그림을 그리며 한 시간에 1달러를 벌었다”면서 도미 초창기의 어려움을 회고한 적이 있다.
한국과 연락을 끊고 지내던 고인은 92년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고 95년 예술의전당에서 회고전을 열면서 다시 국내에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조선대에 작품 300여 점을 기증했으며 2007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회고전을, 2013년에는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었다. 그의 작품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등 각국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69년 미국인 판화가 실비아 월드와 재혼한 고인은 2009년 뉴욕의 자택 겸 작업실을 ‘월드 앤드 킴 갤러리’라는 이름의 미술관으로 꾸며 개관하기도 했다. 부인 월드 여사는 2011년 노환으로 별세했으며 두 사람 사이에 자식은 없다. 장례는 미국 현지에서 치러진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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