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이 9일 사육 개체수 제한 규정과 근친교배 가능성을 이유로 건강한 기린을 죽이고 사체를 사자에게 먹이로 던져줘 비난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은 마리우스란 이름의 18개월 된 수컷 기린을 도살용 볼트 건으로 쏘아 죽인 뒤 어린이들이 포함된 관람객들이 보는 앞에서 사체를 분해해 사자 등 육식동물 우리에 던져주었다. 동물원측은 사육 동물 수룰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유럽 동물원수족관연합회(EAZA)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 마리우스는 건강했지만 우성 유전자를 가진 다른 기린들에 밀려 처분 대상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리우스 살처분 계획을 막기 위해 많은 동물애호가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동물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국 요크셔의 한 동물원이 마리우스를 받아줄 자리가 있다고 알려 왔지만 코펜하겐 동물원 관계자가 "그 자리는 더 좋은 유전자를 가진 기린이 차지해야 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우스를 구해 주세요'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코너에는 2만7,000여명 이상이 서명했다. 미국의 한 억만장자는 마리우스를 사들여 로스앤젤레스의 자신의 정원에서 살게 하겠다고 50만달러를 제의했지만 동물원 측은 동물을 팔지 않는다는 규정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린의 공개 살처분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자 동물원측은 "거세도 고려했으나 잔인한 데다 부작용도 우려되고 야생 방류의 경우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 결국 죽이기로 결정했다"며 "마리우스 도살 과정을 공개한 것은 이제까지 진행해 온 학습차원으로 아이들의 구경 여부는 부모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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