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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법인세 등 줄었는데… 예상 세수는 너무 높게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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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법인세 등 줄었는데… 예상 세수는 너무 높게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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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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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규모 세수 펑크를 뜯어보면 두 번 놀라고 한가지 의문이 든다. 2.8% 성장에 걸맞지 않는 마이너스 8조5,000억원이라는 액수가 어마어마한데다, 당초 예산과 실제의 괴리가 너무 크다. 올해 경제여건도 만만치 않은데 과연 이번엔 세수를 목표대로 늘릴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작년 대규모 세수 결손은 경기침체 장기화가 주범으로 꼽힌다. 실제 기업들로부터 걷는 법인세 감소폭이 가장 컸다. 법인세 징수액은 43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1,000억원(-4.5%), 예산대비 2조1,000억원(-4.6%) 줄었다. 법인세는 전년도 기업실적에 따라 징수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2012년 실적 악화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증시 부진과 부동산시장 침체도 발목을 잡았다. 증권거래세 징수액은 3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6,000억원(-16.4%), 예산대비 1조5,000억원(-32.2%) 급감했다. 양도소득세는 전년대비 8,000억원(-10.7%), 예산대비 8,000억원(-11.3%) 줄었다.

소득세 등은 전년보다 실적이 나아졌지만 예산과 비교하면 징수 실적이 떨어졌다. 소득세 징수액은 전년대비 2조1,000억원(4.5%) 늘어난 반면 예산대비로는 2조원(-3.9%) 부족했다. 근로소득세(-2,000억원)와 부가가치세(-6,000억원) 등도 예산보다 덜 걷혔다.

이에 따라 전년대비 1조1,000억원, 예산보다는 무려 8조5,000억원이 덜 걷히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성장률(2.8%)이 다 반영이 되지 않은 만큼 이 정도면 선방했다는 입장이다. 법인세 소득세 등은 2012년 상황(2%)이 적용되고, 지난해 경제성장과 무관하게 부동산과 증시 등 자산시장이 예상과 달리 너무 부진한 게 문제였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의 연간 매출액 증가율은 2011년 14.1%에서 2012년 5%로 감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전년대비 10조원 가량이 감소했는데, 추경→정부소비 증가→민간소비 증가→내수경기 활성화→부가가치세 증가 등으로 하반기 세수를 9조원 이상 늘려 간극을 좁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과적으로 8조5,000억원이 부족한 걸로 나왔지만 다른 나라들도 보통 예측오차가 10~20%인 걸 감안하면 우리는 그간 잘 해오다 지난해 예외적으로 결손이 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예산보다 8조원 이상 차이가 나는 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세제전문가는 "MB정부가 너무 높게 잡은 지난해 경제성장률 예측을 1% 이상 낮추면서도 세입은 거의 손대지 않은 게 결과적으로 예상 세수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가 각종 경제지표를 실제보다 좋게 평가해 세입을 과도하게 높게 추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문가들은 세수추계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영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출에 맞춰 세입을 짤게 아니라 다른 기관의 자료도 반영해 세출과 독립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국세 전망치는 218조5,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6조6,000억원 많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3.9%)을 달성하더라도 최근 몇 년과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성장을 달성한 2010년(6.3%) 세수 증가분이 13조2,000억원인 걸 감안하면 목표 자체(16.6조)가 과하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더구나 신흥국 불안으로 대외경기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 성장률 목표를 수정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심각한 세수 부족으로 정부지출이 급감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지난해 4분기 상황이 올해 하반기에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익명의 재정 전문가는 "국가 세입 목표에 한번 미달하면 이를 회복하는데 통상 2년은 걸린다"라며 "경기가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면 올해도 세입이 부족할 것이고, 세출은 늘어나고 있어 결국 증세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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