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자사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의사들에게 법인카드를 건네는 등 수십 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이두봉 부장검사)은 약사법 위반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CJ제일제당 강모(58) 전 제약사업부문장과 지모(52) 제약영업담당 상무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5~11월 자사 의약품을 납품하는 대가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의사 등에게 법인카드를 건네고 229회에 걸쳐 백화점 상품 구입 등에 사용된 대금을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33억4,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 상무는 서울 은평보건소 의사 이모씨에게 같은 방식으로 2,000여만원 가량의 카드 사용 금액을 결제해주는 등 보건소 의사들에게도 1억여원의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0년 11월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사람을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가 도입되면 리베이트를 통한 영업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서 금품을 받은 의사 12명은 불구속, 금품수수 액수가 적은 6명은 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쌍벌제 시행 이후 금품을 받은 의사 2명에겐 의료법 위반 혐의, 공무원으로 분류되는 보건소 공중보건의로 근무할 당시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16명에게는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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