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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베일 독점 인터뷰 “아내 때문에 아메리칸 허슬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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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베일 독점 인터뷰 “아내 때문에 아메리칸 허슬 촬영!”

입력
2014.02.1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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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를 당해본 적이 있는가?”

영화 (American Hustle) 주인공 크리스천 베일(40ㆍ영국)은 “물론이다”고 대답했다. 희대의 사기꾼 어빙 역을 맡았던 베일은 “난 유능한 사업가가 아니라서 사기를 잘 당한다”면서 “사기를 당하면 그냥 한 수 배웠다고 생각하고 잊어 버린다”고 말했다.

한국스포츠가 최근 뉴욕 런던호텔에서 베일과 독점 인터뷰했다. 베일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지시로 뉴저지를 무대로 함정수사 앞잡이로 나섰던 실존인물 어빙 로즌펠드 역을 맡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 를 통해 배트맨으로 알려졌던 베일은 을 통해 빼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스페인에서 영화 를 촬영하던 베일은 한국스포츠와 인터뷰를 위해 뉴욕에 잠시 들렀다. 모세 역을 맡은 베일은 긴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채 검은 셔츠 차림으로 기자를 만났다. 베일이 매우 진지한 자세로 인터뷰하는 동안 뒤에서 베일의 아내 시비는 남편의 대답을 경청했다.

베일은 ‘배트맨 역을 다시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역사적 드라마라는 점과 개성 있는 인물들 때문에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감독 데이비드 O. 러셀과 작품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를 했는데 다른 영화 출연 스케줄 때문에 도저히 이 영화에 나올 수가 없어 데이비드에게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고도 미련이 크게 남아 망설이고 있으니까 아내가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영화에 나오기로 결정했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러니까 아내 때문에 영화에 나오게 된 셈이다.

●영화에서 친구가 되다시피 한 사람에게 크게 상처를 주는데 영화계에서 일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가졌나.

=난 매우 솔직하고 직선적이어서 영화와 달리 누군가와 갈등이 있게 되면 내 심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배우라는 직업은 때로 서로가 잔인해야 할 정도로 솔직함을 요구한다. 난 뒤에서 칼로 등을 찌르는 사업에는 종사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영화계에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영화에서 당신의 아내로 나온 제니퍼 로렌스에게 선배로서 무슨 조언이라도 했는가.

=제니퍼는 생각이 똑바른 사람이어서 충고가 필요 없다. 그리고 난 우리가 모두가 다른 사람들인만큼 내 경험을 들어 남에게 충고를 해 준다는 것이 소용 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데이비드가 제니퍼를 골랐을 때 난 제니퍼가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우리 셋이 앉아서 얘기를 나눈 결과 난 제니퍼가 얼마나 재능이 큰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역 소화와 연기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당신은 영화에서 대머리를 감추기 위해 가발을 쓰는데 실제로도 외모와 옷에 신경을 쓰는가.

=난 다행히 어빙처럼 대머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나나 내 아내 모두 옷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그냥 아무 것이나 입는다. 난 똑같은 셔츠 3벌과 팬츠 3벌밖에 없다.

●대머리가 된 기분은 어땠으며 체중을 늘리려고 무엇을 먹었는가.

=닥치는 대로 다 먹었다. 머리를 면도로 밀고 나니 시원해서 좋더라. 특히 내 어린 딸 엠마린(8)이 대머리를 신나게 때리면서 좋아했다. 그런데 한 번은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는데 머리가 불타는 줄 알았다.

●당신은 영화를 위해 체중을 많이 늘렸는데.

=감독 요구가 아니라 내 판단이었다. 나는 완벽한 사기꾼이 외모가 멋쟁이가 아니라 배가 나온 몸을 했다는 것에 이상한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자꾸 체중을 늘렸더니 데이비드가 나보고 “뭐하는 짓이냐”고 나무라기까지 했다. 그리고 키도 내 키보다 작게 보이려고 상체를 자꾸 짓눌러 내렸더니 배가 더 나왔다.

●옷이 주인공의 개성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보는가.

=물론이다. 특히 사기꾼은 어떤 옷을 입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영화에서 어빙은 옷을 매우 주도면밀하게 선택했다.

●당신은 아직도 말에 액센트가 있는데.

=난 웨일즈 태생으로 이젠 영국에서 산 것보다 미국에서 산 것이 더 오래다. 그렇지만 아직도 액센트가 남아 있다. 영국에 살 때 굉장히 많은 곳을 돌아다녔는데 그때 액센트를 얻은 것 같다. 영국엔 주로 영화 때문에 자주 간다.

●당신은 뛰어난 연기파인데 어떻게 그런 재능을 갖게 되었는가.

=아이 때 연극 공부를 좀 했지만 그것은 YMCA 수준이다. 따라서 난 주로 세트에서 배웠다.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해 이 직업에 대해 애증의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다. 그것이 일방적인 사랑보다 훨씬 더 건전하다. 애증이 공존해야만 모방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것을 해보겠다는 욕망이 생긴다. 난 언제나 연기자로서 높낮이가 지극히 극단적인 삶을 살고 있다. 난 역을 맡을 때 때론 그것이 내 첫 영화라는 태도로 대할 때가 있는가 하면 또 때로는 그것이 내 마지?작품이라는 자세로 대할 때도 있다. 그 어느 경우건 간에 새로운 것을 배우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좋은 연기란 감독 없이는 나올 수가 없다.

●어빙은 아내가 있는데도 다른 여자를 애인으로 뒀다.

=내게는 가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난 저 뒤에 앉아 있는 엄청나게 아름다운 여자로부터 유혹을 받았다. 평생의 반려자다.

●성공한 배우가 아닌 개인으로서 어떻게 삶에 대처하는가.

=자기 성공의 죄수가 되지 말아야 한다. 배우니까 어떻게 행동해야지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 된다. 자기 길을 만든 것이다. 난 연기 후에 아름답고 훌륭한 가족과 아내와 딸에게 돌아가곤 한다. 그들이 내가 사는 까닭이다. 그러니 걱정할 일이 별로 없다.

●한 영화와 다른 영화 사이에 쉴 때 무엇을 하는가.

=난 한 영화에 나온 뒤 다음 영화를 만들 때까지 어느 정도 쉬어야 한다. 쉴 땐 오래 동안 가만이 앉아 있는데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나 자신을 즐긴다. 영화에서 남이 된 후에 다시 자기로 돌아 온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감독과 각본 그리고 공연 배우들도 다 중요하나 난 절대로 통상적인 것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난 실험하는 자세로 역을 택하기 때문에 데뷔하는 감독과도 얼마든지 일 할 수 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 가능성만 보고 일하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다. 그리고 완전히 실패할 가능성을 가진다는 것도 재미 있는 일이다.

●당신은 이제 나이 40인 됐는데 소감이 어떠며 어떻게 생일을 축하할 것이며 또 지금까지 이룬 것 중에 가장 자랑스러운 것이 무엇인가.

=40이 되니 좋다. 난 인생을 잘 못 살았다고 후회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우선 최근 영화에 여러 편 나와 당분간 쉬겠다. 사람들이 날 보기가 지겹다고 말하기 전에 말이다. 난 내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 같은 것을 즐기지 않는다.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내 딸이다. 자식이란 사람이 열망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예술이다.

●당신은 유명스타로서 어떻게 그렇게 사생활을 철저히 지킬 수가 있는가.

=잘 모르겠다. 난 스타라고 불리는 것이 다소 민망하다. 스타는 나와 달리 엄청나게 매력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난 배우라는 직업이 좋다. 난 운이 좋은 편이다. 난 누가 날보고 스타라고 부르면 몸에 소름이 돋는다. 스타라는 범주에 빠지지 않으면 보다 자유스럽다.

●파파라치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하는가.

=솔직히 말해서 지금처럼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므로 파파라치가 따라 붙는다. 회견이 없다면 파파라치도 없을 것이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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