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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의 부정적 인식을 씻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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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패션의 부정적 인식을 씻으려 한다”

입력
2014.02.1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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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에크발 한국H&M 대표 언론 첫 인터뷰

SPA는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다. 하지만 패스트 푸드처럼 패스트 패션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존재한다. 빨리 만들고 싸게 팔다 보니 많은 소비자들이 한철 입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SPA 돌풍을 두고 ‘과소비를 조장하고 많은 의류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스웨덴 SPA브랜드인 H&M의 필립 에크발(사진) 한국지사장은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그런 부정적 인식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만은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실 질 좋은 옷을 값싼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은 여타 의류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가치이지만, H&M의 방식은 확실히 독특하다. 재활용 가능한 옷들이 쓰레기 매립지에 묻히는 것을 막기 위해 패션기업 최초로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헌 옷 수거를 실시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화학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소재를 최대한 활용해 옷을 만드는 식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앙고라 토끼 농장에서 앙고라털을 잔인하게 벗기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나돌자, H&M은 즉각 ‘앙고라 털이 함유된 의류는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앙고라 털을 제공한 농장이 윤리기준을 지켰는지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에크발 대표는 “우리는 기업이 미래에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이 필수적이라고 믿는다”며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니라 이런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시장에서 지속적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국내 시장에서 H&M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2010년 2월 국내에 진출한 H&M은 지난 회계연도에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내수경기 불황 속에서도 2010년 37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1년 631억원, 2012년 899억원에 이어 작년엔 36%나 성장한 1,226억원에 달했다.

H&M의 강점은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인다는 것. 지난해 11월 서울 명동 눈스퀘어점 앞은 H&M과 고가의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마랑이 콜라보레이션(협업)해 만든 의류를 사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는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은 다른 SPA브랜드와 차별화되는 H&M만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H&M은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SPA브랜드들보다 국내 진출이 약간 뒤늦었다. 그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신규 매장을 내는 속도가 더뎠지만 올해부터는 장소를 좀 더 적극적으로 물색해 매장을 확장해가겠다”고 말했다. H&M은 지난해 홍대, 가로수길, 울산, 광주, 일산, 대구 등 6개 매장을 신규로 여는 등 현재 국내 8개 도시에 17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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