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 당시 경찰 수뇌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폭로한 권은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을 9일 관악서 여성청소년과장으로 발령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지난달 총경 승진 인사에서도 누락된 권 과장에 대한 문책 또는 좌천성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 과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1지망으로 여성청소년 분야에서 일해 보고 싶다고 적어 냈다"며 "새로운 분야이기도 하고 이 분야의 특성상 경찰서의 규모나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어서 선호하는 경찰서는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선 문책 또는 좌천성 인사라는 지적도 있다. 권 과장이 국정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줄곧 외압 의혹을 제기해 온 데 대한 경찰 수뇌부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사법시험 출신인데도 총경 승진을 못한 사람을 원 근무지인 강남권이 아닌 외곽으로 뺀 것은 좌천의 의미가 크다"면서 "권 과장이 최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에 대해 반박 기자회견을 연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과장은 지난해 국정원 사건 수사 개입 의혹 등에 관해 본보와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서울경찰청에서 서면 경고를 받기도 했다.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는 김 전 청장 무죄 선고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결과"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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